미니보험, 간편한 절차·저렴한 비용·소비자 맞춤형 강점으로 인기
업계 내 미니보험 활성화 기대 vs 카카오페이 등장에 긴장 UP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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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비용이 가볍고, 가입절차가 복잡하지 않으며 내게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간편하다. 세 가지 장점을 품은 이른바 '미니보험'이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채널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하고 간편한 미니보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가 미리 설계하고 연구해 짜놓은 규격형이 아닌, 소비자 스스로 보장항목을 더하고 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온라인채널 가입자가 낸 초회보험료(1회차 보험료)는 253억원대로, 2017년 102억원에서 3년만에 크게 뛰었다. 특히 2019년과 비교해 50% 성장률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 생명보험 상품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험기간도 짧은 소액단기보험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2017년 이후 소폭의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크게 증가하고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생보협회는 "1인 가구 증가와 디지털화 추세를 반영해 생보사들이 보험료는 저렴하면서 수요가 높은 질환·상해를 골라 보장하는 온라인 미니보험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한 결과 소비자의 관심과 호응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 소비자 마음대로 보장 넣고 빼는 DIY형부터 특화 상품까지

미니보험은 특정 신체부위만 보장하거나 특정 질병만을 보장하는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일반 보험상품보다 단순화돼 있는 것이 특징인데다 보험 기간도 6개월~1년 단위 등으로 짧은 편이다. 때문에 보험료 역시 1만~2만원 수준으로 저렴해 '소액단기보험'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생보사들은 디지털화, 비대면, 편리성 등을 좇는 요즘 기류에 발맞춰 다양한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크게 소비자가 필요한 보장항목을 직접 선택하는 DIY(Do It Yourself·직접 만드는 제품)형 암보험, 스마트폰 사용 관련 질환 보장보험, 취미·레저활동 관련 상해 보장보험, 코로나19 관련 상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발생빈도가 높은 주요암 보장 또는 특정한 종류의 암을 소비자가 선택해 보장받을 수 있는 'DIY형 미니암보험'은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내놨다. 삼성생명 미니암보험은 주요 암과 3대암(위암·폐암·간암)을 집중보장하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필요한 부위만 골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라이프플러스 오마이픽 암보험'을 구성했다. 특히 1년 만기 갱신형인데다 최저보험료가 월 1000원대로 과자 한봉지 값보다 싸다. 미래에셋생명은 성별에 따라 걸리기 쉬운 질병에 초점을 맞추고, 남성주요암(위암·폐암·대장암·전립선암·간암)과 여성주요암(유방암·갑상선암·여성생식기암) 진단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미니암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스마트폰 사용 관련 질환 보장보험의 경우 디지털기기로 인해 걸리기 쉬운 VDT(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과 관련된 질환(안구건조증, 손목터널증후군, 근막통증증후군, 거북목증후군)에 초점을 맞춘 KDB생명 상품이 단적인 예다. 이 상품은 관련 질환으로 수술할 시 1회당 20만원을 지급하고, 입원시에는 3일 초과 1일당 1만원을 지급하는 보장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신한생명은 취미 또는 레저 활동과 관련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관련해 '(무)신한스포츠&레저보장보험'을 내놨고, AIA생명 '(무)퍼플휴일교통재해장해보험'은 휴일에 교통재해로 장해가 생기면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서는 보험료 1560원을 한번만 내면 1년간 아나필락시스쇼크 진단시 최대 200만원(최초 1회한·40세 남자 기준)을 보장하는 라이나생명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 코로나19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일 때 2000만원을 지급하는 교보라이프플래닛 '(무)m특정감염병사망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

생명보험사 온라인채널 초회보험료 현황(사진=생명보험협회 제공)
생명보험사 온라인채널 초회보험료 현황(사진=생명보험협회 제공)

특히 이같은 미니보험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코로나19가 부추긴 비대면 가속화, 보험업법시행령 개정으로 문턱이 낮아진 소액단기전문보험업 도입 등의 영향이 미니보험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적 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고는 있지만 '비대면' 방식은 이미 일상이 된 분위기다.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이후에도 간편한 비대면 가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구조적 면에서도 소액단기보험회사 최소 자본금이 20억원으로 낮춰진 만큼 활발한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기존 보험업계로서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데다 절차상 간편하고 '생명보험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미지도 깰 수 있는 미니보험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MZ세대를 유입할 수 있는 요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면서 "특히 미니보험은 보장항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유형이 다양화돼 있다는 점에서 생활밀착형에 가깝기 때문에 소비자 니즈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미니보험 성격 닮은 카카오페이 보험 예고, 공룡에 잠식될라

다만 미니보험시장의 향방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빅테크 공룡인 카카오페이의 등장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도전장을 낸 카카오페이는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예비허가 심사 문턱을 통과하면서 올해 안에 본인가를 마무리하고 카카오손해보험을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명확한 면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대규모의 TF팀도 꾸린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 측이 출시를 예고한 상품들을 보면 미니보험과 무척 닮아 있다. 소비자가 직접 보장항목을 넣고 빼는 DIY형 상품, 동호회 및 휴대폰 파손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 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이다. 이런 까닭에 MZ세대를 꽉 잡은 데다 국민 69%에 이르는 가입자 3600만명(지난 4월 기준)을 등에 업고 시작하는 카카오페이의 보험이 자칫 보험업계를 삼킬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미니보험의 경우 저렴한 비용, 간편한 절차, 맞춤형 상품이라는 세 가지 강점이 도드라지는 상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가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플랫폼까지 갖춘 카카오페이가 뛰어들 경우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보험 진출이 우려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어차피 기존 보험사들과도 치열한 경쟁인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페이가 보유한 가입자 수나 플랫폼의 유리함도 고려해야겠지만 결국 관건은 상품의 차별화와 기발함의 차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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