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치타배송’ 공격 행보…위메프·티몬’도 배달시장 출사표
위기감 느낀 배민, ‘배민 원 ·배달앱 개편’통한 1위 굳히기 작전
시장 2위 ‘요기요’ 인수 관건…인수 이후 점유율 지각변동 감지
배달업계 “누가 인수하든 ‘출혈경쟁’ 더 심해질것 …수익성도 악화”

배달앱시장 CG. (사진=연합뉴스)
배달앱시장 CG.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주경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배달대행업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배달의 민족은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11년 넘게 시장1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 이제 막 뛰어든 쿠팡이츠와 위메프, 티몬 등 후발주자들의 공격에 위상이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이에 쿠팡이츠와 비슷한 형태의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 원(1)’과 대대적인 배달앱 개편으로 시장 경쟁력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도 위기다. 쿠팡이츠가 턱 밑까지 추격해오면서 2위를 넘보고 있어서다. 하지만 조만간 새 주인을 맞을 준비 해야 하는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공격적 대응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정위가 지난 28일 DH 측에 6개월~최대 1년 내 ‘요기요’ 매각을 전제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기업결합 승인결정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가 지난 28일 DH 측에 6개월~최대 1년 내 ‘요기요’ 매각을 전제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기업결합 승인결정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최근 들어 배민의 점유율이 최근 60% 후반대까지 떨어진 데다 시장 2위인 ‘요기요’ 인수가 늦어도 8월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달앱 시장도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기준 배민의 점유율은 78%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최근 후발주자인 쿠팡 이츠와 위메프가 무서운 속도로 배민을 맹추격 중이다.

사실 배달앱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쿠팡이츠다. 배달의 민족에 이어 쿠팡은 2번째로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9년 5월 선보인 쿠팡이츠는 공격 행보로 1년 만에 업계 3위 자리를 단숨에 꿰찼다.

지난달부터는 쿠팡에서 분사해 ‘쿠팡이츠 서비스’로 공식 출범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팡이 선보인 배달플랫폼 쿠팡 이츠 배달원이 고객 주문 음식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쿠팡
쿠팡이 선보인 배달플랫폼 쿠팡 이츠 배달원이 고객 주문 음식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쿠팡

로켓배송 DNA를 쿠팡이츠에 탑재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 한 건당 한 집이란 단건 배달 체제인  '치타배달'이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달 속도를 절반으로 감축한 데 이어 사업 초기 소비자는 물론 식당과 라이더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실시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것이 고객들에게 먹힌 것이다.

장기환 쿠팡이츠서비스 신임대표. (사진=쿠팡)
장기환 쿠팡이츠서비스 신임대표. (사진=쿠팡)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이츠는 배달 사업을 아예 떼어내 독자 법인 설립을 통한 본격적인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팡 본사는 앱 개발 등 정보기술(IT) 부문은 맡게 되며, 배달 파트너 지원 및 배달 파트너 운영을 위한 서비스팀 관리는 별도 법인이 맡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고객 서비스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결과는 놀라웠다. 쿠팡이츠서비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13.79%에서 올해 3월 20.39%까지 치솟았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지난달 기준 현재 배민 45%, 쿠팡이츠 45% 동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점유율 격차가 미미할 정도로 배민과 쿠팡이츠의 격차가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위메프가 모든 카테고리에 2.9% 정률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위메프
21일 위메프가 모든 카테고리에 2.9% 정률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위메프

지난 2019년 처음 배달앱 사업에 뛰어든 위메프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자 바짝 추격 중이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사내 벤처기업인 위메프오는 위메프 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담하는 조직이었으나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자회사 형태로 분사해 외연 확장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위메프오 시장 점유율은 3% 규모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최저수수료율이라는 ‘상생 정책’을 통한 입점업체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저 수수료는 위메프오만의 강점이다.

위메프오는 지난달 정률제 수수료를 도입했다. 수수료율도 2.9%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서비스 모델도 매출에 따라 2.9% 중개 수수료와 주 8000원 서버비 중 입점 점주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입점에 따른 별도 가입비나 상위 노출에 따른 광고비도 없다.

최그 티몬까지 진용을 갖춰 배달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티몬은 현재 배달 서비스 기획·운영 담당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한 채용 사이트에는 배달서비스 기획·운영 담당자 등의 공고가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전략과 프랜차이즈 제휴 및 영업 등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이 게재한 기획·운영 담당 경력직 채용 공고에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 티몬 배달서비스를 이끌어가실 인재를 모집한다”며 “배달 플랫폼 서비스 기획·제휴 관련해 업무를 해본 유경험자를 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배달사업 관련 시장 진출시점이나 명확한 사업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다만 올 하반기를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나타냈다.  

티몬의 이같은 행보는 연내 국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배달앱시장이라는 신사업에 진출해 기업 몸값을 올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후발주자들이 바짝 추격하자 위기감을 느낀 배민의 행보도 심상찮다. 식당 업주를 상대로 단일배달서비스 ‘배민 원’을 알리기 위한 총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존 업주들에게 배민 원을 홍보에 나서는 한편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원활한 단건 배달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에 규제를 완화해 라이더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우선 배민은 최든 라이더들의 근무 시간 정책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그간 라이더들의 과로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배민 커넥트(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형태의 배달)’의 경우 주 20시간, 배민 라이더스는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배민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성장을 보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음식 배달 방식이 ‘속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배민 원 론칭을 통해 구팡과 마찬가지로 빠른 배달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를 상대로 요기요 합병을 전제로 조건부 합병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매각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사진은 배달의 민족·요기요 CG.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를 상대로 요기요 합병을 전제로 조건부 합병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매각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사진은 배달의 민족·요기요 CG. 사진=연합뉴스

사실 향후 배달앱 시장을 좌우할 초미의 관심사는 누가 요기요를 인수하느냐다. 인수대상자가 누구인지 따라 시장 점유율까지 뒤바뀔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어서다.

앞서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12월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 결합을 허용하되 DH가 한국법인 DHK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DH는 결국 배민을 택한 것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인수전은 상반기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DH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사전 예비입찰을 통해 신세계그룹 SSG닷컴과 MBK파트너스·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를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후보들은 실사를 거쳐 6월 중순 본입찰에 나선다. 다만 이들 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요기요 인수전은 예상과 달리 흥행이 저조한 분위기다. 인수 금액을 놓고 매각자와 원매자 간 입장 차이가 커서다.

요기요 몸값을 둘러싸고 매각자인 DH는 2조원 안팎으로 제시한 반면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들은 적정 가격을 1조원 규모로 제시하면서 이해관계가 극명히 벌어진 상황이다.

이에 시장 안팎에서는 희망 매도 가격이 협상 과정 1조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게다가 업계 2위인 요기요의 애매한 위치와 3위 쿠팡이츠의 추격,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비자발적 매각 등도 가격 책정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오토바이가 배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오토바이가 배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콜(배달 주문건) 배차 시스템 등 DH가 요기요에 적용하고 있는 IT 기술을 제외하고 기술 개발에 추가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업체들 간의 배달 시장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요기요 인수를 계기로 라이더 유치뿐만 아니라 자영업주 확보 및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달업체들이 라이더 확보와 고객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배달 시장 파이가 단기적으로는 커질 수 있지만 이미 굳혀진 배민의 점유율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라이더와 점주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배달업체들도 결국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쳐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나가는 비용 부담을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갈수록 격화되는 ‘출혈 경쟁’ 속에서 운영사인 배달업체의 수익성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운영사 입장에서는 라이더를 많이 확보해야만 배달량이 늘어나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다 묶음 배달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단건 배달에 대한 배달원의 불만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배달 업체들이 얼마나 라이더를 확보하느냐와  라이더 인건비를 충분히 감당할 자금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운영사의 수익성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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