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G 경영의 선두에 서다…CSR 한계 넘어선 ‘SPC’ 제안 눈길
그룹 경영 새 지표된 ‘기업 사회적 가치’…주요계열사 성과 반영
SK 상징 서린동 사옥, 전면 리모델링 …‘협업·공유의 장’ 탈바꿈
위상 높아진 SK(주) 이사회…ESG위원회 신설해 지배구조 혁신에 집중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뉴스워치= 김주경 기자]  최근 주요 기업들이 ESG에 주목한다. ESG(Environment 환경‧Social 사회‧Governance 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약자)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재무 성과와 더불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성이 갈수록 중요하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ESG를 잘하는 기업이 수익도 잘 내고 주가도 오른다’고 인식할 만큼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입각해 투자하는 추세다. 이에 <뉴스워치>는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위기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주요 기업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 편집자 주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ESG경영 플랜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10만 사회적기업’ 양성을 목표로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3년 간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 수장에 오르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대한 입장을 잇달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2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며 SK상징이 된 서린동 사옥도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료해 업무 환경에 변화를 준 것도 혁신 실험의 결과물이다. 이곳은 기존 ‘성과 중심의 업무’에서 ‘협업과 공유’를 중시하는 환경으로 탈바꿈했다. 최 회장의 이런 시도는 최근 화두가 된 ‘ESG 경영’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미디어룸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2018년 SK그룹 신년회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회장이 내세운 ‘기업의 사회적 가치’…글로벌 기업 화두 ‘ESG경영’과 직결

최태원 SK 회장이 수 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을 강조하는 등 ESG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왔다. 최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줄기차게 외친 것은 빈부격차와 실업 등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상생 경제’와 ‘공유경제’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 사회적 책임(이하 CSR), 공유가치창출(이하 CSV),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가치 등 이윤 추구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여러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주로 가치전달에 머무를 뿐 기업 경영 내부에 깊숙이 뿌리지 못하고 한계를 나타냈다.

사실상 ESG 경영을 향한 그동안의 재계 시선은 ‘우선 돈부터 벌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다' 정도로 치부되는 등 냉담에 가까웠다. 최 회장이 강조해왔던 친환경 이슈도 촘촘해지는 각 국 정부의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이해됐다.

◆ 최태원 회장 강조한 경영철학  ‘기업 사회적 가치’…2004년부터  시작

하지만 지난해부터 ESG 경영이 글로벌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제 질서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제 ESG는 기업의 사회공헌 부서의 한계를 뛰어 넘어 주요 경영적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 회장이 처음 ‘기업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경영철학을 언급한 것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2004년 당시 세웠던 목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다.

그는 “그동안 SK 경영의 최우선 목표였던 이윤 극대화라는 경영 이념은 다원화되고 복잡한 경영 환경 변화에 맞게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은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철학을 보다 구체화하고자 2009년 연세대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포럼’에 참석하거나 2012년에는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한 것도 그 일환이다.

2014년에는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직접 집필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을 담으면서, 개념을 하나의 담론으로 형성하게 된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한계 왔다…기업 가치 확대 위한 보상 ‘SPC’ 제안 

바로 기업의 CSR 활동이 효과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어느 순간에는 한계에 도달한다는 점을 표면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3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SPC(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성과 인센티브)를 직접 제안하기에 이른다. 그가 말한 SPC의 개념은 “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계량화된 평가를 통해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구성원으로서 일조한 데 따른 보상”이 핵심이다.

그는 지난 2017년 8월 '제1회 이천포럼' 강연에서도“‘이윤’ 및 ‘사회적 가치’ 상관관계와 관련해 근육만 키우다가는 관절이 망가지는 것처럼 기업이 돈만 많이 벌려고 하면 관절에 부담이 커져 관절운동을 하는 것처럼 사회 혁신도 그 차원에서 해석하면 된다”면서 “과거에는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역할로 간주됐지만 이제는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돌연사(sudden death)'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이 국내 사회적기업 시장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이른바 ‘10만 사회적기업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그 일환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경북 안동 전통 리조트 '구름에'에서 열린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경북 안동 전통 리조트 '구름에'에서 열린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인문가치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가 기업과 기업인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지난 6월 발간한 ‘SK㈜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사회적 가치 추구에 있어 SK그룹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유독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한 것은 한 순간에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故최종현 선대회장은 1970년대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한국의 인재를 선진국의 최고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데 이어 1973년 시작된 ‘EBS 장학퀴즈’를 40여년 간 후원하는 등 선대회장이 지향한 인재양성의 꿈이 오늘날 최태원 회장이 언급한 사회적가치의 토대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합해보면 최태원 회장은 빈부격차와 실업 등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기업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대해 대·중소기업이 함께 공존할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전사적으로 협력업체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또 다른 핵심축인  나눔을 통한 공유경제 실현해 지역사회에 녹아들고자 다방면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 ESG위원회 신설해 지주사 ‘지배구조 혁신’ 강조 … SK(주) 이사회 위상 대폭 격상  

최 회장의 이런 철학을 반영해 SK그룹은 지난 2017년 SK 정관에  기업 핵심 가치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포함시켰다. 그룹 헌법에  명시할 정도로 가치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확대와 상생 활동 등 ESG 경영의 결과물은 SK그룹 지주사인 SK(주)가 주축이 돼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SK㈜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도식. (사진=SK 제공)
SK㈜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도식. (사진=SK 제공)

우선 SK그룹은 이사회에 대표이사 평가·중장기 전략 수립 등 경영 핵심분야에 심의 권한을 추가로 부여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을 이뤄내는 데 집중한다.

지배구조 혁신 전략의 핵심은 회사 경영의 핵심 요소인 인사, 전략, 감사 3대 영역을 이사회와 폭넓게 공유해 최고 의결 기구로서 이사회의 실질적 참여 수준과 독립성, 전문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다.

우선 지배구조 혁신 전략은 ‘거버넌스 스토리’ 명칭을 붙여 ESG 선도기업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환경(E), 사회(S) 분야의 실천 노력에 더해 주주, 투자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지지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G)을 한층 더 개선해 ESG 경영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한 점도 눈길을 끈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5명 모두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거버넌스위원회에서 수행하던 투자 안건 검토가 ESG위원회로 이관됨에 따라 향후 중요한 투자결정은 ESG위원회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외에도 매년 200여개의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사회성과 인센티브(이하 SPC)’ 형태로 200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이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보상을 부여하면 기업은 재무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회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최 회장 구상으로 출발한 지 5년 지난 지금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참여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참여 기업들이 재무적 안정성과 사회성과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확대’를 주문함에 따라 주요계열사들도 속속 최 회장의 ESG 경영을 확대를 위한 다각적 플랜을 하나둘씩 현실화 하고 있다.

◆ SK텔레콤,  AI·빅데이터 기술 활용한 ‘그린 ICT기업’  도약

SK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하 SKT) 역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 모색에 주력해왔다.

SKT는 지난해 11월 그룹 관계사 8곳(SK주식회사 C&C‧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 등)과 함께 한국 기업 중에서는 처음 ‘RE100’에 가입하며 그린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고자 계열사 내부 ICT 역량을 동원해 에너지 효율을 확대한 동시에 업계 최초로 안테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등 전력‧온실가스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코로나 19 팬데믹 환경 속에서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K-방역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자사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공공기관에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공공기관들은 특정 지역 방역 강화 및 핀포인트 순찰을 시행하는 등 SKT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10월 통신 안테나 제조기업 ‘하이게인안테나’와 손잡고 순환 경제 생태계를 마련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T는 지난해 10월 통신 안테나 제조기업 ‘하이게인안테나’와 손잡고 순환 경제 생태계를 마련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그해 10월에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순환 경제 생태계를 마련했다. 통신 안테나 제조기업 ‘하이게인안테나’와 손잡고 업계 처음으로 통신 안테나의 플라스틱(레이돔) 재활용에 성공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일반 재활용이 매우 어려워 대부분 소각됐던 노후 안테나의 플라스틱 재활용의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이뿐 아니라 국민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티맵’ 앱을 통해서 서비스되는 ‘티맵 운전습관’은 과속·급가속·급감속 등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 할인 등을 제공, 운전자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또한 ‘happy habit(해피 해빗)’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전문점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및 개인용 머그컵 등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미얀마 환경부와 함께 건조지역 주민 대상 쿡스토브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에서 쿡스토브를 제작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는 한편 전통 화로 대비 열 효율이 높아 나무 땔감 사용량과 조리시간이 감소해 온실가스 감축과 가사노동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 SKT계열사 11번가,  판매자·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동반성장’ 지향

SKT 계열사이자 자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보유한 11번가 ESG 활동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11번가는 판매자와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지향하는 한편 소비자들로 하여금 착한소비를 유도해 사회적 환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11번가가 가장 집중하는 영역은 판매자와 상생협력이다. 판매자들에게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 수 있도록 ‘11번가 셀러존’에서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예비창업자를 위한 교육도 함께 제공한다.

또한 판매자들이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배송완료 다음날 90% 정산해주는 ‘11번가 빠른 정산’ 등 정산프로그램을 빠르게 도입해 판매자의 원활한 자금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소 협력납품업체에 50억원 규모의 조기 대금지급을 시행하고, 연중 오프라인 판로가 막혀 매출이 급감한 지역 농수축산 가구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등 코로나19로 어려운 판매자들을 위한 지원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객들에게 소비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강조한 ‘착한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연중 상시 ‘행복크레딧’ 제도를 운영해 사회적 기업이나 중소상공인 상품을 구매하면 고객의 결제액에 따라 기부 전용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누적된 포인트는 연말 사회공헌사업에 전액 기부된다.

이 외 지난해 9월에는 사회적기업, 예비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총 51개 업체의 318개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특별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11번가는 이달초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만든 ‘친환경 택배 박스’를 도입했다. (사진=11번가)
11번가는 이달 초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택배 박스’를 도입했다. (사진=11번가)

올해 주요 성과는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친환경 택배 박스’ 도입이다.

11번가는 올해 초부터 십일초이스 일부 상품을 대상으로 테이프를 없애고 해체 및 분리배출이 용이한 ‘테이프리스’(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하는 방식이며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박스) 박스에 담아 배송이 이뤄진다.

테이프리스 박스는 3월부터는 비닐 완충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완충재’로 교체하고, 박스 외관 디자인도 새롭게 교체할 계획이다.

11번가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남양주 동물자유연대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반려동물 인식 개선 및 유기동물 입양 독려’를 위한 업무협약(이하 MOU)를 체결해 ‘희망쇼핑’으로 모인 후원금 약 2억5000만원을 동물자유연대에 기부한다.

아울러 유기동물 입양지원 한정판 키트를 기획해 3월부터 배포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유기동물 입양 및 후원에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동물보호법 개정 등 동물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반려동물 공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파하고 사회적 책임을 위한 장기적으로 투자하고자 협약 체결에 나섰다는 것이 11번가 측의 설명이다.

ESG 경영 활동 일환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 진행하는 ‘그린본드 프로젝트’. 사진=SK하이닉스
ESG 경영 활동 일환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 진행하는 ‘그린본드 프로젝트’.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10억 달러 채권 발행해 ‘그린본드 프로젝트 추진’ 등 친환경사업 확대  

SK하이닉스도 올해 초 ESG 경영 가속화 차원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그린본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용도로만 사용가능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SK 주요 관계사들과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동참했다.

이번 그린본드에는 전세계 230여 개 기관 투자자로부터 54억 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당초 5억 달러 수준으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1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매우 높은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진행에 나선다.

이와 함께 IT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저전력 SSD(Solid State Drive, 낸드 기반 저장장치)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대표적인 저장장치 중 하나인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SSD로 대체해 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제품 기술력의 진보는 물론, IT 기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ESG 경영의 일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비전을 선포해 SV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해부터 본격적 실행에 나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장혁준 재무담당은 “이번 글로벌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회사의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EV(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SV(사회적 가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SG 경영 확대에 기반해 제시한 SK이노베이션 친환경 전략 ‘그린밸런스 2030’
ESG 경영 확대에 기반해 제시한 SK이노베이션 친환경 전략 ‘그린밸런스 2030’

◆ SK이노베이션, 친환경 전략 ‘그린밸런스 2030’ 이행에 집중

SK이노베이션의 ESG 경영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은 ESG 경영 확대에 기반해 제시한 친환경 전략 ‘그린밸런스 2030’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초부터 ‘그린밸런스 2030’을 전략 방향으로 두고, 2030년까지 환경분야 마이너스 가치를 ‘0’(제로)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정유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캐치프레이즈다.

이를 실현하고자 친환경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LiBS와 같은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서산 배터리공장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19.7GWh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보 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EVE와 합작해 중국 후이저우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현지 세번째 배터리 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가속화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오는 2023년까지 증평, 폴란드, 중국 창저우 등 국내외 LiBS 생산공장에서 총 18.7억m2 분리막 생산 능력을 갖춰 글로벌 생산능력 30%를 확보할 방침이다. LiBS는 친환경 배터리 핵심소재다.

아울러 화학‧윤활유 사업 등 기존 사업 분야에서도 친환경 경영요소를 도입해 환경 사회적 가치를 창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ESG관점에서 친환경 전략인 ‘그린 중심 딥체인지 전략’ 실현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70%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SK종합화학은 1972년 국내 최초로 상업가동한 납사분해시설(NCC)을 48년만에 가동 중단했다. 화학사업 체질을 친환경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친환경 패키징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고자 SK이노베이션 계열 자회사들과 협업해 폐플라스틱에서 석유화학 원료를 뽑아 화학‧윤활기유 등으로 만드는 열분해유 기술 개발한 데 이어 고객사와 협력해 패키징 필름 두께와 무게를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다운게이징 소재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패키징 소재 연구개발에 속도내고 있다.

SK에너지가 주최한 주유소 공유 인프라 공모전 ‘상상 프로젝트’ 수상작인 ‘주유도 하고 택배도 찾는 드론 택배 주유소’ 이미지. (사진=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가 주최한 주유소 공유 인프라 공모전 ‘상상 프로젝트’ 수상작인 ‘주유도 하고 택배도 찾는 드론 택배 주유소’ 이미지. (사진=SK에너지 제공)

◆ SK에너지,  SK주유소 활용해 온 ·오프라인을 연결한 공유 플랫폼 ‘O2O 서비스’ 도입 

SK에너지는 최근 SK주유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서비스 플랫폼’ 전환을 선언했다. 전국 3600여개의 주유소를 물류 대기업 및 스타트업 등과 연계해 사회적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이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주유소 상상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됐다. 약 40일간 응모를 통해 1만건 가까운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이 SK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SK에너지는 국내 최대 물류기업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전국 거점 주유소의 물류 허브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창업 지원, 실버 택배 등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해 일조하고 있다.

또 ‘드라이브 스루(차에 탄 채로 서비스 이용)’를 활용해 지역 소상공인들을 주유소 자산에 입주시키는 등 지역경제와 상생하고 있다. 주유소에서 택배 물건을 받고, 차를 탄 채로 청년푸드트럭에서 만든 햄버거를 사는 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 회장이 지난 2018년 4월 중국 보아오 포럼에서 소개한 사회적 공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 성공하려면?…실험대에  오른 대한상의 회장 역할론

이처럼 SK그룹 진두지휘 아래 전사 계열사에서 ESG 경영 확대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최태원 회장이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공고하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5%(약1700개 기업)에 그친다. 주요선진국이 5~10% 규모인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기업들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보니 국가적 관심도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재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그의 의지를 ‘일회성’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이 숱한 난관을 ‘ESG 경영’ 아래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 논리를 어떻게 녹여낼 지는 온전히 최태원 회장의 몫이다.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재계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서의 역할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최 회장의 평소 강조해왔던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가 기업인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는 점도 그러한 차원에서다.

SK사정에 밝은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에는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정부 기조에 적극 부응하면서도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 속에서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정부정책 등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판단해 최 회장이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기업들 입장도 강온을 양면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 최 회장이 직접나서 그동안 강조해왔던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사회적  상생 이론으로 정부를 설득한다면 재계로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만 주목받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중소기업이 함께 공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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