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2년 연속 적자 신용등급까지 안정적→부정적 '적신호'
"손상차손 이슈 외 경쟁력 강화" 롯데손보 입장에도 우려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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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 엘리트 경영진들의 경영 능력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손해보험은 실적이 부진한 상태에서 해외투자 부실까지 발생하며 자본비율이 하락세에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인데 획기적 이익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경영진을 주시하는 시선이 뜨겁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큰 폭의 이익성장세를 보이며 흑자 전환이 기대됐다. 그러나 4분기가 추락의 변곡점이 됐다. 대규모 자산손산 인식으로 적자 탈출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부정적인 신용등급 전망이 나오며 추가 부실 가능성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영업적자 208억원, 당기순손실 166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손실은 많이 감소한 편이지만 항공기 약 650억, 해외 부동산 약 400억, SOC 약 400억원 등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자산에서 발생한 1590억원의 손상차손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특히 이는 자기자본의 17%에 달하는 수치다. 롯데손보는 전체 운용자산 7조 6000억원 중 대체투자 비중이 약 35%에 달했고 항공기와 대출채권담보증권(CLO) 자산은 10%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는 이같은 손상차손 이슈를 제외하면 사업경쟁력은 이전에 비해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손해율과 사업비가 개선세를 보였고, 이를 통해 보험영업 적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보험영업 적자는 2019년 -4347억원에서 2020년 -211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를 토대로 롯데손보는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기초체력이 강화됐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7일, 롯데손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A(안정적)'였던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IFSR)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후순위채 신용등급 역시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처럼 조정한 이유를 두고 한국신용평가는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자산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추가부실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가 발표한 잠정실적 자료에서 항공기, 해외 부동산 및 SOC 투자자산에서 자기자본 17%에 달하는 자산손상 차손 1590억원(4분기)이 발생했고 이는 당초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코로나19 환경에서 지난해말 해외 대체투자자산 익스포져(리스크 노출금액)가 약 3조 5000억원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더욱이 롯데손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169.4%라는 점도 단순히 일시적 손상차손 이슈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 진단이다. 지급여력비율(RBC)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 자본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다.

지급여력 비율이 1백%이면 모든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금감원은 150%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50% 이하로 떨어지면 금감원 경영개선 권고 대상이 되는데 롯데손보 RBC는 손보사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금감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0년 9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에서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283.9%였다.

손보사 중 RBC비율이 가장 높은 아시아캐피탈리인슈어런스가 439.1%라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손보의 RBC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내에서 롯데손보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롯데손보가 경영진 전략을 재검토하고 흑자 전환을 위한 재도약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손보 경영진은 소위 엘리트 관료가 적지 않다. 최원진 대표이사는 행시 43회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을 거쳐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공직을 떠나 롯데손보 CEO에 올랐다. 롯데손보 이사회에도 우리금융지주회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참여 중이다.

그러나 금융통들이 모여있음에도 롯데손보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롯데손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유상증자한 가격에도 못 미치는 주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 대표는 지난해 초 연간 경영목표로 원수보험료 2조 1577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제시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더욱이 인력구조조정 등 쇄신안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19년 10월 최 대표 취임 후 체제에서 롯데손보는 희망퇴직 접수를 실시하는 등 인력을 줄여왔다. 이 결과 최 대표 취임 전 1682명이던 직원은 지난해 9월말 1219명(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공시)으로 27.5% 감소했다. 롯데손보 외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집을 줄인 손보사들이 있다.

그러나 직원 수를 오히려 증가시키며 공격적 전략을 쓴 곳들이 적지 않고 이 손보사들의 경우 실적도 나쁘지 않다. 이에 반해 롯데손보는 업계 최대로 인력 감축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업계 내에서는 롯데손보 경영진이 분골쇄신해 경영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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