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일등공신 ‘추미애 퇴장’으로 지지율 하락 분석 나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뉴스워치=한수지 기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위협하며 상승세를 타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극한 갈등을 겪으면서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추 전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면서 윤 총장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윤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5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이재명 경기지사(26.2%)가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윤석열 총장(14.6%), 이낙연 민주당 대표(14.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에 비해 이 지사는 2.8%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0.4%포인트, 이낙연 대표는 2.3%포인트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21일 공동 발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이재명 지사 27%, 이낙연 대표 13%, 윤 총장은 10%를 얻었다.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이 지사는 3%포인트 상승했고 이 대표와 윤 총장은 각각 2%포인트, 6%포인트 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기관 별로 차이가 있는 만큼 대선주자 지지율 추이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윤석열 지지율 하락 예견된 일” 진단도

윤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로는 추미애 전 장관과의 갈등 구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4일 윤 총장이 징계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재가 뒤 8일 만에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추미애-윤석열’ 갈등 구도는 다시 부각되지 않았고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27일 장관직에서 내려왔다. 추 전 장관의 후임인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윤 총장의 지지율은 다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이 추미애 전 장관처럼 다시 ‘때리기’에 나선다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박 장관이 윤 총장과의 갈등을 최대한 자제할 경우 윤 총장의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27일 한 언론을 통해 “지지율 상승의 조력자였던 추미애 전 장관이 퇴임하게 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여권과 갈등을 겪은 이유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수현 전 민주당 의원은 MBC ‘정치 맞수다’에 출연해 “윤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예정이 돼있던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총장이 정치를 안할 거라는 응답 비율이 높다”며 “(지지율이 상승했던)일시적인 현상이 왜 일어난 것이냐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사이익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칭하면서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지금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여권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반문 대표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퇴색시켰다는 것이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윤 총장에 대해 기대감을 표한 분들은 현 권력의 무한 질주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람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많은 부분을 수정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본다”며 “그러나 지금 딱히 윤 총장의 드러난 행위가 없고 문 대통령이 ‘우리 편’이라고 하면서 지지율이 빠진 것이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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