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 및 핀테크 업체 등 28개사에 마이데이터 본허가 부여
심사중단업체들 불리해져…허가 받은 업체도 선점식 경쟁구도에 고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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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마이데이터 최종 본허가 사업자를 선정했다. 본허가에 통과된 기업들은 28곳으로 다음달 5일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 이에 따라 약 20조원 규모의 마이데이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에서 네이버 금융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업체와 기존 은행들 28곳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 28개사 통과, 비통과 업체들은 유사서비스도 중단

금융위는 "이날 본허가를 받은 28개사는 기존에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기업으로 신용정보법상 허가요건을 구비하고 있어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본허가 사업자로 선정된 28개사는 농협·신한·국민·우리·SC제일은행 등 은행 5개사와 신한·BC·국민·우리·현대·현대캐피탈 등 여전 6개사, 상호금융선 농협중앙회 1개사, 금융투자에서 미랫에셋대우 1개사, 저축은행 분야에서 웰컴 저축은행 1개사, 네이버파이낸셜, 민앤지, 보맵,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쿠콘, 팀윙크, 핀다, 핀테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해빗팩토리,NHN페이코, SK플래닛 등 핀테크 14개사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해 심사가 보류됐던 네이버파이낸셜은 본허가를 받았지만 카카오페이와 경남은행·삼성카드·하나금융투자·하나은행·하나카드·핀크 등은 관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에 본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다음달 5일부터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들을 중단해야 하기에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 해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는 3500만명, 월 활성 이용자는 2000만명을 넘었기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고객들의 불편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는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할 예정이다. 이미 자산조회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 곳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에 대해 마이데이터 허가 기업과의 제휴, 서비스 개편 등을 활용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쟁사와의 제휴 등 쉽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이번 본허가를 통과하지 못한 업체들의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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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활용하면 다양한 서비스 가능…위기요인도 존재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회사, 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사업자는 고객의 카드 거래내역, 보험정보, 투자정보 등을 분석해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고, 고객은 본인 신용도와 자산, 대출 등이 유사한 소비자들의 가입상품 조건을 비교해볼 수 있다. 따라서 본허가를 통과하지 못한 업체들은 한걸음 퇴보하게 됐고, 통과한 업체들은 시장 선점의 기회를 갖게 된 셈이라 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본허가 후 통과 기업들은 내집마련, 돈 모으기 등 목표에 따른 시뮬레이션 기능과 금융전략 제시가 가능한 '맞춤형 자산관리', 여러 금융사의 입출금 계좌 잔액을 통합해 미래 자산을 예측하고 맞춤형 대출도 가능케 하는 '생활금융 서비스', 이용자가 간단한 정보를 통해 금융사와 대출 협상이 가능한 '원스톱 온라인 대환대출' 등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성별·연령·소비패턴 등에 맞는 맞춤형 카드 추천이 가능해지고 자동차보험에서도 만기 데이터를 활용한 만기 알림, 보험 추천 등 서비스가 출시 예정이다. 

금융위 역시 마이데이터를 통해 사업자를 통한 금리인하 요구권, 정보삭제·정정 등의 대리행사로 적극적인 정보 자기결정권 행사 기반이 조성되고, 기존 제공 서비스는 고도화 및 확장을 통해 체계적 자산관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그간 사업자 각각의 고유 영역으로 분류돼 왔던 금융업 기반 데이터의 오픈으로 본허가를 통과했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공유되는 영역 안에서 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적극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활용하는가가 고객 유입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련 사업체들 사이에서는 본허가 획득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기회와 데이터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객 이탈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지 모르는 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왔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정보제공범위, 안전한 전송방식, 소비자 보호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다음달 중 배포하겠다는 계획이다. 3월부터는 신규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절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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