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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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벽두부터 지지율이 추락했다. 새해 첫날 밝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발언이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은 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10%로 두 자릿수에 턱걸이했다. 지난해 8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처음으로 역전당하며 1위를 내줬던 이 대표는 지지율 하락세를 좀처럼 반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3강으로 꼽혀 온 이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해 1위인 이 지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5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1월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한국을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지사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23%로 제일 많았다. 

▲ 이재명, 이낙연 ‘더블스코어’ 차로 앞서 나가

이 지사의 지지율은 한달 전에 비해 3%p 상승해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갤럽 조사에서 자신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윤석열 총장이 지난달 조사와 같은 13%로 2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률 15%.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는 지난달보다 6%p 하락한 10%를 기록해 가까스로 두 자릿수에 턱걸이 했다. 3강으로 재편되는 듯했던 구도는 이 지사의 약진으로 다시 ‘1강 2중’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아픈 대목은 이 대표의 주된 지지층인 호남과 친문 지지층이 무응답하거나 이 지사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면 설 전후로 해서 한 자릿수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마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는 23%를 얻는데 그친 반면, 이 지사는 43%를 얻어 지난달 조사(이낙연 36%-이재명 31%)와 달리 큰 격차로 역전됐다. 지역별로도 광주·전라 응답자 28%가 이 지사를, 21%가 이 대표를 꼽아 지난달 조사(이재명 27%-이낙연 26%)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이 대표가 남은 임기동안 ‘이낙연 브랜드’가 될 만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대선주자로서의 경쟁력에 크게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친문 그룹에서 이 대표가 아닌 ‘제3의 후보’를 띄우려는 움직임을 대놓고 보이는 것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친문 주류 진영에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제3의 후보’를 자주 거론하고 있다. 특히 4월 재보선 판세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 3후보들이 더 빨리 등장해 정권재창출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작동하고 있다.

▲ ‘안정감’ 정세균, ‘리틀 노무현’ 김두관에 이광재.유시민까지

가장 주목받는 인사가 정세균 총리다. ‘코로나 총리’로 K-방역을 위해 선두에서 진두진휘하고 있는 정 총리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사그라드는 시점에 대선 출마를 위해 총리직을 관둘 시기를 조율중이다. 

당초 정 총리측에서는 4월 재보선 전후로 시기를 잡고 있었다. 너무 일찍 관둘 경우 총리 인사청문회가 재보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낙연 지사의 지지율이 급속히 추락하면서 ‘제3후보론’이 여권내 조기 부상하면서 시기가 더 빨리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 총리는 1950년생으로 올해 72세다. 제21대 대선이 있는 2027년에는 78세가 된다. 나이를 고려한다면 차차기보다는 내년 3월 치러지는 20대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정 총리는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품이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6선을 지내는 동안 범친노·친문 행보를 하며 당내 기반도 탄탄하게 다져 놓은 상태다. 사실상 정 총리의 정치 이력으로만 본다면 그의 대선 도전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러나 정 총리가 조국.김경수를 잇는 친문 직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또 다른 ‘친문 후보’를 띄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친문 진영에서는 대표적인 인사가 김두관.이광재 의원을 비롯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자천타천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원조 친노’, ‘리틀 노무현’이라 불렸다. 두 번의 대선출마로 친문 진영과 다소 사이가 멀어졌지만 지난 총선에서 당선이 보장된 경기 김포시를 떠나 낙동강 벨트 최전선인 경남 양산에 출마하면서 친문 지도부에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야권 후보로 간주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친문 진영에 러브콜도 보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한 김 의원은 마을 이장에서 남해군수,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까지 지낸 입지적인 인물이다. 특히 PK지역에서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댓글 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낙마가 예상되면서 그 대안으로 김 의원이 대권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 이재명 ‘나홀로 독주’시 친문후보 ‘발굴’ 속도전

이광재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좌희정, 우광재’로 불릴 정도로 친노 핵심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 의원은 이후 선거에 출마, 17·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10년에는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 사면복권 됐고, 올 4·15 총선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이 의원 역시 김경수 경남지사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친노.친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을 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역시 친문 진영에서 버리질 못하는 카드다. 유 이사장은 “자기 인생에 더 이상 공직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을 한 바 있다.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에 나서질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잇따른 친문 잠룡들의 낙마로 유 이사장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이 지사의 ‘나홀로 독주’가 장기화될 경우 친문 주류 진영의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찾아 발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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