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의 가족! 다문화는 나의 힘!

 

[뉴스워치=특별취재팀] 이명은 양은 일본에서 태어나 6살에 한국으로 건너온 다문화가정의 딸이다. 아버지는 한국사람이고 어머니는 일본사람이다.

부모님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처음 만나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됐고, 결국 가정을 이루게 됐다.

일본에서는 도시에서 꽤 떨어진 시골에서 살았다. 그리고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서울이 새롭게 다가왔다.

높은 빌딩숲과 많은 사람들, 복잡한 길이 마냥 낯설었다. 특히 영유아기를 일본에서 보내다보니 한국어를 익히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무엇보다 어머니가 한국어에 서툴렀기 때문에 아버지와 할머니가 세 남매를 앉혀놓고 낱말 카드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명은 양은 한국에서 반빌감정을 자주 경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사람들을 ‘쪽바리’라고 말하면서 발톱을 내세우기도 했다.

때문에 이명은 양도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특히 한국말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낯설어 했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친구들마저 외면하면서 이명은 양은 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늘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반일감정이 격해졌고, 그 화살은 고스란히 이명은 양에게 돌아왔다.

이에 일본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해했고, 고민도 많이 하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친구들이 이명은 양을 좋아하게 됐다. 남들과 조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자신을 신기해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만화나 음악 같은 일본문화에 호감을 느낀 친구들도 마음을 열어줬다.

이명은 양 스스로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다문화 가정이라는 것을 숨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다문화 가정 친구들도 만나게 됐다. 환경이 유사하다보니 잘 잘 통하고 고민도 함께 나누고 공부도 같이 하고 서로의 미래에 대해 꿈꿔보기도 했다.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만나면서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명은 양은 말을 꺼내지 않으면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사실을 알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외모에서 전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가끔 다문화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그 사람들은 다문화에 대해 ‘포용’보다는 ‘배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거 없는 비난과 편견을 가지고 감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에 살면서 가장 고마운 것은 역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존중해줬기 때문에 힘든 고비를 하나씩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사람들의 ‘우리’ 혹은 ‘함께’라는 정서가 감동을 시켰다고 한다. 조그마한 것도 함께 나누고 협동하는 것을 보면서 ‘인정’을 많이 배우고 느낀다고 밝혔다.

분명 어린 시절부터 ‘다문화’란 배경으로 살다 보니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시련이 닥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명은 양은 역경을 극복할 힘도 ‘다문화’에서 찾았다. 이명은 양은 다문화가 ‘배려’나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어떤 구분이나 분별 없는 그저 함께 동행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분자생명공학부에 진학했지만 다문화와 관련해서 국제 교류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이명은 양은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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