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 클래식 우승, 생일도 자축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천재소녀'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캘러웨이)가 놀라운 역전극을 펼쳐보이며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위치를 확인했다.

리디아 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시드 골프 클럽(파72·650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모건 프레셀(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들어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리디아 고는 투어 통산 7승째를 기록했다.

리디아 고의 저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리디아 고는 3주전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51위로 부진했다. 첫 날 1언더파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연속 라운드 언더파 기록(29라운드)과 동률을 이뤘지만 2라운드에서 1오파를 기록하면서 신기록 수립에 실패했고, 이것이 3, 4라운드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대회 전까지 전 대회 '톱10' 진입의 기세를 올리던 리디아 고는 최악의 부진을 겪은 뒤 2주 간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했다.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첫 승의 감격을 안겨준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2연패를 정조준한 리디아 고는 대회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의 부진을 깨끗이 씻어내는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우승은 쉽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선두 프레셀에 3타 뒤진 단독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다.

역전 우승을 노리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첫 두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프레셀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리디아 고가 버디 두 개를 잡아 만회했지만 프레셀이 6번홀(파5)에서 이글을 성공시키면서 격차는 네 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샷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버디와 보기 개수를 맞추며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고, 그 사이 프레셀이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가시권에 들어왔다.

기회를 포착한 리디아 고에게 실수는 없었다. 리디아 고는 한 타를 뒤지고 시작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의 '강심장'이 발휘됐다. 리디아 고는 연장 첫 홀에서 세 번째 샷이 홀컵 먼 곳에 떨어지면서 패배의 위기에 몰렸다.

프레셀의 샷 미스로 두 번째 연장에 들어가자 리디아 고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세컨드샷을 좀 더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치면서 페어웨이에 올리지 못하더라도 거리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작전이었다. 리디아 고의 공은 러프와 페어웨이 사이의 중간 길이 정도 풀이 난 쪽에 안착했다.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리디아 고는 세 번째 샷을 홀컵 1m 근방에 붙여놓으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프레셀의 세 번째 샷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리디아 고보다는 멀었다. 결국 리디아 고가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수'가 적중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두 번째 연장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와의 3인 연장전에서 4차 연장 끝에 우승했던 리디아 고는 연장 승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투어 2년차, 18세의 나이에 미국 무대 7승(아마추어 시절 2승 포함).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첫 2년간 3승),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첫 2년간 6승)도 올리지 못했던 기록을 리디아 고가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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