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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와 저출산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지난 29일 정부와 여당은 저출산대책 특별 당정회의를 열고 예비타당성 조사처럼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인구영향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구영향평가제가 시행되면 모든 정부 사업은 인구 증가 효과를 검증받아야 계획한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다. 인구 증가 효과가 명백한 사업에는 예산이 더 투입되고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사업에 대한 예산은 계획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는 2006~2015년 81조원을 저출산 극복 예산으로 썼지만 출산율은 같은 기간 1.25→1.21명으로 줄어든 것이 그 배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와 관련 여당 대표가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 해 저출산 문제를 언급한 것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독일은 출산율이 1.34까지 내려가서 이민을 대거 받았더니 터키에서 몇 년 만에 400만이 몰려와서 문을 닫았다. 우리는 조선족이 있어서 문화 쇼크를 줄일 수 있다.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이 조선족 비하, 여성차별 등의 비난을 받으며 언론에 대서특필된 것이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저출산으로 인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요건인 구성원의 감소와 경제 인구가 소실되고 복지지출이 확대되는 것이 현대 사회의 추세인데 이를 뒷받침할 노동력이 부족해져 세대 간의 불화와 사회적 연대가 해체돼 일대위기로 전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 증가와 가족의 형태 및 기능변화, 노동 시장 고용 불안정의 심화로 인해 저출산 문제는 오늘날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저출산은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만혼화 또는 결혼에 의미를 두지 않는 비혼화의 문제와 결혼을 하고도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가구, 맞벌이로 인해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이 어려워 추가 출산을 중단하는 가구 등의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의 출산율이 0.98로 1에도 못 미치고 있는 이 시점에 정부와 여당의 저출산대책은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산대책의 하나로 다문화인구의 증가를 드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므로 이를 문제삼을 이유는 없다고 보인다. 다만, 그 말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조선족 여성들을 결혼이주 시키자는 취지로 받아들일 경우는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여당의 대표가 그러한 의미로 발언하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위 발언에 대한 비난을 보고 있노라니 다문화사회의 도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지금 우리의 다문화 정책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문제제기가 빠져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현재 정부의 다문화정책의 기조는 동화주의로 결혼이주여성의 동화에 필요한 예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정작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로서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와 정책의 마련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정주민으로 자신의 문화와 정체성을 훼손당하지 않고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어울려 살기에 필요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것이다. 선행다문화 국가들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이질적인 문화를 조화시켜 사회의 통합력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게 되었다.

다문화인이 우리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고 또한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면 마땅히 이에 필요한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출산과 양육은 개인과 가족이 감당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느낄 때 선택하는 행위로 단순한 지원이나 출산율 상승만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맥락 속에서 고민되어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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