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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칸트와 다문화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얼마 전 어떤 송년모임에서 모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주제는 “공자의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와 칸트의 도덕철학에 있어서 준칙의 보편적 입법화”로 기원전 6세기에 살았던 공자와 18세기의 칸트의 사상을 자유라는 면을 중심으로 비교하였다.

'종심소욕불유구'는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는 의미로 공자가 나이 70에 이르렀다는 경지를 나타낸 말이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50대에 “천명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고 하였는데 여기서 천명은 분명치는 않으나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명령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이는 원리 또는 법칙을 의미한다. 이 원리는 인간에게 주어져 있는 것으로 이 원리를 따르는 마음은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이 원리에서 어긋남이 없는 최고의 도덕적 원리가 되며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은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다.

칸트는 “도덕성형이상학을 위한 정초”와 “실천이성비판”을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할 도덕법칙을 정언명령 형식으로 제시하는데 “너의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합법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동하라!”고 하는 것이 그 것이다. 여기서 준칙이란 라틴어 maxima regula(최고의 원리 내지 원칙)에서 온 말로 여기서의 원칙은 주관적 원칙으로 공자의 “나의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행위”와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칸트의 도덕법칙은 주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성의 자율성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으로 칸트의 도덕성은 자유를 전제하고 있다. 공자가 법칙을 전제로 하고 이 법칙이 자유로 전환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주제를 발표한 교수께서는 공자에게는 지켜야할 법칙이 자유라면 칸트에게는 자유가 곧 지켜야할 법칙이라 정리하였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 오늘날 중국의 산둥성 취푸(曲阜)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사상은 2천 년 가까운 세월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사상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공자의 이상주의는 학문적으로도 매력이 있으며, 공자와 유교가 지닌 보수성 또는 체제 안정을 추구하는 성격이 통치자의 지배 이념으로 적합했다. 동아시아 역대 왕조들은 공자와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채택했다.

임마뉴엘 칸트는 철학사에서 중요한 사상가 중의 하나로 칸트의 인식론은 합리론과 경험론의 종합을 완성시켰다. 그의 도덕이론은 중세의 목적론과 계몽주의 시대의 합리론적 이성이나 감정에 의한 도덕 정당화 계획에 종지부를 찍은 이론으로 평가되었다. 칸트의 철학은 피히테, 셸링, 헤겔과 같은 철학계의 거성(巨星)들을 낳게 했으며, 그의 사상에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인 신칸트학파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공자나 칸트의 자유는 현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 현대의 동성애나 독신주의, 남녀평등, 인종문제 등과 관련한 자유가 지켜야할 법칙으로 자유라면, 혹은 이와 관련한 자유가 곧 지켜야할 법칙이라면 공자와 칸트는 이에 동의할까? 다문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다문화는 국가 간의 이동이 자유롭게 행하여지면서 이젠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칸트는 “더운 나라에서는 인간의 모든 측면들이 조숙하지만, 그 열기로 인해 완벽에 이르는 성숙을 이룰 수 없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완벽성은 백인종에게서 이루어진다. 황인 인디언들은 미약한 재능만을 지니고 있다. 니그로는 그 황인 인디언들보다 한참 밑이며, 인종들 중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은 아메리칸 원주민들이다.” “개들조차도 유럽으로부터 아프리카로 가져 오면 점점 멍청해지고 뻔뻔스러워지며 계속 비슷한 새끼들을 생산하게 된다.”는 등의 강의를 하였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공자의 시대인 춘추전국시대에는 다문화라는 현상에 대한 인식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과학기술과 문화의 발전은 과거의 모습과 전혀 다른 새로운 현상을 이 땅에 그 부산물로 내놓게 되는데 이러한 새로운 현상에서는 때론 법칙으로부터의 자유가 바람직한 행동원리가 되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의 법칙이란 기존 세상의 법칙을 의미한다. 난민, 탈북자, 이주 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 새로운 현상들의 등장은 기존 사회의 법칙에서 과감히 자유로울 때 그 해법이 마련될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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