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박선지 기자] 제35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 보신각 일대에서 개최된 집회에서 장애인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서울 종로경찰서 이규환 경비과장이 해명에 나섰다.

이 과장은 20일 장애인 단체 70여개로 구성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300여명(경찰추산)이 모인 집회에서 도로점거 등 불법행위를 제재하던 중 당초 발언 취지와 달리 오해가 불거졌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2시쯤 서울 마로니에 공원부터 보신각에 도착해 도로(횡단보도)를 점거한 집회 참가자들을 진압했다. 앞서 오전 10시쯤 보신각 옆 도로 한 차선에 장애인 시설에서 온몸에 멍 든 채 숨진 장애인의 운구차를 놓을 예정이었으나 도로점거를 이유로 경찰이 막아서면서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이 과장은 방송으로 "오늘은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장애인의 날"이라며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여러분도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장애인들을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켜 달라"고 말해 집회에 참여한 장애인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이 과장은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었다"며 "불법행위가 다소 있더라도 강력대응 하지 말고 차분히 대비하자는 취지의 발언 이었다. 오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상처 입은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이번 집회와 관련해 서장을 비롯해 주요부서 부대장들이 모인 대책회의에서도 다소 불법행위가 있더라도 현장에서 즉각 체포하지 않는 등의 대응방침도 논의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발언도 장애인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장의 경찰들에게 "오늘 장애인의 생일이라 할 수 있는 장애인의 날이다. 절대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하시기 바란다. 경찰도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장애인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러분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다"며 "행사를 차분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 경찰관을 밀치는 행위는 법에 저촉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과장은 유가족과 시민 등 100여 명이 연행된 지난 18일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방송차를 통해 "우리 경찰 잘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장애인들은 △부양의무제 폐지 △중증 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 보장 △이동권 보장 △중증장애인 공공고용제 도입 △특수 교사 충원 등 13개 정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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