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경영실적’을 보면, 체크카드의 두드러진 약진이 눈에 띈다. 반년 동안 신용카드가 3만장 감소한데 반해, 체크카드는 343만 장이 증가했다.

신용카드는 신용을 활용해 소비 가능수준보다 과도하게 사용될 여지가 있다. 반면, 체크카드는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결제비용을 절감시킨다. 이에 금융당국은 체크카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어느 정도의 성과도 도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주된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가 사용되고 있고 사용 규모도 체크카드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체크카드는 결제시점을 기준으로 직불카드에 속한다. 직불카드란 직불카드회원과 신용카드가맹점 간에 전자적 또는 자기적 방법으로 금융거래계좌에 이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용카드업자가 발행한 증표를 말한다.

체크카드는 결제 즉시 계좌에서 결제금액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잔액이 채워져 있어야 결제가 가능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소액신용결제서비스가 부가돼 소액 신용한도(30만 원 이하) 내에서는 신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가 발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07년부터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다 낮은 수수료율의 적용을 받는 체크카드의 사용을 권장해 왔다.

이후 2011년 12월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 2013.9월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해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 관행을 체크카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정책을 추진했다.

전업카드사의 경우 자체 수신 계좌가 없기 때문에 체크카드 발급 시 추가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으로 하여금 체크카드 발급목적인 계좌이용을 전면 허용토록 하고 이용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세제 분야에서도 체크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주는 등 체크카드의 사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돼 왔다.

문제는 체크카드 이용 규모는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2011년 이후의 성장률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이용액의 성장률이 체크카드보다 낮아 카드 가맹점 매출액 중 체크카드 이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이 비중의 증가세도 최근 둔화되고 있다.

최근 체크카드 이용금액의 성장률이 매년 감용자의 특성상 은행 수신 계좌 잔액이 신용카드 이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전체 이익 기여측면에서 효과가 있어 적극적으로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다만 체크카드가 가계부채를 경감시키는데 실질적으로 일조하는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체크카드 이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 마이너스 체크카드가 체크카드의 본래 취지에 반해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체크카드는 가맹점수수료, 과다한 결제비용, 과소비 조장 등 논란의 중점에 있던 신용카드를 대신하는 결제수단으로서, 또한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한 방안으로서 기대돼 왔다.

체크카드를 활성화시키는 취지는 가처분 소득내에서 합리적 소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나, 중산층, 서민가구의 소비행태의 문제가 과연 과소비에 의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으므로, 굳이 신용카드를 쓰거나 마이너스 계좌를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하나, 결국 체크카드의 활성화 정책 목적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가처분소득의 증가와 사회안전망 구비가 같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체크카드를 단지 신용카드를 대체하거나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크카드의 성장을 고민하고 관련 정책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