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형 /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서울사회복무교육센터장

▲ 조기형 센터장

뜨거운 여름이 가고 어느덧 긴팔의 자킷으로 바뀐 가을이다. 지금 이 차가운 가을바람도 곧 매서운 겨울바람을 몰고 올 날도 멀지 않았다. 매년 10월 이맘때면 ‘대한민국 나눔 대축제’ 행사도 열린다.

나눔문화 생활화를 통해 사회통합의 가치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취지이다. 개인, 단체 부문 등 사회공헌활동 기여에 공헌한 분들을 표창하고 격려하는 뜻 깊은 행사도 열리고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축제도 함께 열린다.

그런데 2014년도 영국의 자선지원재단에서 조사한 한국의 기부지수는 세계 81위, 기부해본 적 있는 사람은 전체의 23%를 차지했다고 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나눔의 단어를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라는 뜻으로 정의한다. 실제로 나눔은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여기에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더해진다.

물질만능주의 속에 살아가는 인간본성의 가치와 인간성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사람들은 우주에는 갔다 왔지만 바로 앞집에 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멀기만 한 세상이라고 한다. 경쟁사회를 부추기는 우리사회의 나눔이 남의 일이 돼 버린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의 각박한 현실은 남을 돌아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현실이라 하지만 현실을 탓하기엔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두레 등 우리의 아름다운 나눔 문화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다.

나눔은 결코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노력봉사로 나누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노래를 나누며, 경제적 후원을 하실 분은 필요한 후원을 하면 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각박한 현실 속에 살아가지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 조금은 넉넉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나눔은 바로 그런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들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혁명은 일종의 배려의 가치인 재능기부와 같은 나눔인 셈이다. 나눔은 특별한 것이 아닌 마음의 증표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특별하지 않는 보통사람에 불과하지만 경험담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에게도 나눔은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감동과 기쁨’ 이다.

몇 년 전 나의 생각을 바꿔준 일이 있었다. 하반신에 고무 튜브를 끼고 거리를 기어 다니며 구걸을 하는 장애인이 있었다. 어쩌면 거리의 골칫거리였을지 모를 그 장애인은 궂은 날이든 화창한 날이든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나타났다.

매일 출근 버스를 타야 하는 나는 자연스레 그를 매일 지켜보게 됐다. 그리고 어느 날 부턴가 그에게 돈을 주는 어린 학생이 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장애인을 돕는다고 생각했었다. 그 학생은 매일 천 원짜리 몇 장과 백 원짜리 몇 개를 장애인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그 학생은 자신도 약간의 청각장애가 있는 듯 보였다. 학생은 어눌한 말투로 “오늘은 1600원 밖에 안돼요. 작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조금씩 받은 용돈과 작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약간을 기부하는 듯 했다. 어쩌면 한 푼도 없이 돌아갈지 모르는 장애인에게 그 아이는 자기 것을 내어 놓을 줄 아는 어른이었고 천사 같았다. 아이 앞에서 나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호주머니 속에 몇 만 원이 부끄러워 졌다. 천사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앞에 있었다. 나눔이란 바로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내가 나누어줄 수 있는 금액보다 내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건지 삶의 가치와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나눔이란 큰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갖는다는 것. 용기를 가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우리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모두가 관심 밖의 일로 여겼던 나눔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면 좋겠다.

작은 실천으로 시작되는 즐거움을 이웃과 함께 나눔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 봉급의 끝전을 나누든, 재능을 기부하든 다양한 나눔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모든 사람이 함께 동참하며 기적을 만들어 가는 힘을 모아 보자.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큰 것처럼 우리사회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

반드시 부자여만 특별한 사람이어야만 하는 일이 아니다. 큰 재력이 아니어도 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나누고 실천하면 된다.

당신이 그들에게 내민 아주 작은 사랑이 결국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주는 뜨거움과 같은 것이 나눔이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기적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사회를 뜨겁게 적시며 퍼져 가면서 우리사회를 한 묶음으로 묶어 준다. 갈등의 사회를 통합의 사회로 자아존중감과 도덕성 함양 등 친사회적인 행동을 만들어 주는 원천이 나눔이다.

큰 것은 아니더라도 자그마한 것부터 실천하며 나눔 활동에 동참해 보자. 나눔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최고의 기적이자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선물과 같다.

바로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엔 버거운 사람들에게 내가 나눌 수 있는 최고의 기적을 만들어 보자. 더 많은 이웃들이 희망을 가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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