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위기의 관광산업 위한 국내관광 바우처 지원 건의...“관광 인프라 준비 시급”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현성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관광 산업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UNWTO(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이미 올 1분기(1~3월) 전 세계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급감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광객 수는 지난 1분기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이상 떨어지며 위기상황을 연출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같은 위기의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관광업계 유동성 지원뿐만 아니라 자국민 지원을 통한 내수관광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UNWTO는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완화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단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관광산업 미래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시장·상품·서비스를 다변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관광을 국정 우선순위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관광자원의 경쟁력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는 한편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8일 글로벌 관광산업 전략과 방향성을 분석하고 국민 대상 국내관광 바우처 지원을 건의했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입·출국 제한 조치와 관광지 폐쇄, 주요 행사 및 축제 등의 연기로 관광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UNWTO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관광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50년 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보고 노동집약적인 관광산업 특성상 1억개 이상 관광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올해 글로벌 관광수입은 5700억 달러(약 685조 원)을 하회, 지난해 1조 4800억 달러(약 1777조 원) 대비 6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은 대외충격에 취약한 영세 관광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기업 생존을 지원하고 있다.

OECD는 해외관광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을 감안할 때 국내관광이 관광산업 초기 복구를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관광국들은 방역과 위생에 대한 철저한 관리·통제를 전제로 관광지 개방 및 자국민의 관광 수요 촉진 정책을 통해 국내관광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내관광 장려를 위한 ‘Go To’ 캠페인에 1조 6794억 엔을 추경 편성했다. 8월 말부터 여행, 외식, 이벤트, 쇼핑 등 4대 부문의 할인 혜택을 쿠폰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자국 내 숙박의 경우 1박에 2만엔 한도로 최대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는 연 소득 4만 유로(약 5400만 원) 이하의 가구에 ‘Holiday Bonus’를 지급한다. 올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탈리아 내 농업관광시설, 야영장, 호텔, 리조트 등에서 사용 가능하며 1인 가구 150유로(약 20만원), 2인 가구 300유로(약 40만원), 3인 이상 가구는 500유로(약 68만원)를 지원한다.

슬로베니아는 전 국민에게 연말까지 사용 가능한 총 3억 4500만 유로 상당의 국내관광 바우처를 지급한다. 성인 1인당 200유로, 미성년자는 1인 50유로 씩 지원받게 되며 숙박 및 조식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호주는 3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립공원에 무료입장을 적용하고 있으며 면제되는 입장료는 총 1120만 호주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한국은 1일부터 ‘2020 특별 여행주간’을 운영해 KTX 반값 인하 등 교통할인을 비롯해 숙박·체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여름철 휴가 인파 분산을 모색 중이다. 여행주간 이벤트는 19일에 종료된다.

관광 인프라 이용료에 대한 세금 인하로 내수 진작을 모색하기도 한다. 그리스는 6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항공, 철도, 버스 등 모든 교통수단의 부가가치세율을 24%에서 13%로 내리기로 했다.

노르웨이 역시 올해 10월 31일까지 관광명소, 여객운송, 숙박시설 등 관광업계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율을 기존 12%에서 8%로 인하한다. 터키와 아이슬란드는 각각 올해 11월, 내년 말까지 호텔 및 관광 시설에 대한 숙박세를 면제한다.

프랑스는 5월 14일에 총 180억 유로 규모의 관광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관광업계 대규모 실업 방지를 위해 6월말 기한으로 예정돼 있던 실업급여 임시지원 프로그램(통상임금 70% 보전)을 9월 말까지 연장 지원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2월부터 6월까지 관광업계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기업별 사회보장세주 납입액의 50%를 면제하고 사전 신청한 중소관광기업 및 자영업자는 6개월간 세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만은 상반기 각 여행사에 운영보조금 10만 대만달러를 지원했고 4만 여명의 관광 종사자에게 3개월 간 1인당 1만 대만달러의 생계보조금을 지급했다.

반면 한국은 총 1000억 원 규모로 중소기업 관광사업체에 1.0% 금리의 특별융자를 실시, 1개사 당 2억 원 한도로 인건비나 임차료 등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이와 함께 관광기금 융자 원금을 상환 중이거나 1년 내 상환일이 도래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1년간 총 2000억 원 규모의 원금 상환의무를 유예했다. 해당 지원은 모두 4월 중 조기소진 종료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여행주간을 늘리고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바우처 확대 지급을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산업 위기를 우리나라 관광자원의 경쟁력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 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