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에 프로골프 유소연 선수가 한국여자오픈 우승 상금 2억5천만원 전액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프로골프 선수 최경주가 2008년 재단법인을 만들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골프계에 새로운 모범이 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유소연 선수가 한국여자오픈 우승 상금 2억5천만원 전액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이룬  부(富)라는 것은 내 삶에 익숙해진 일부분일 뿐이지, 그것으로 행복의 지수를 말할 수 없다. 내가 죽어서 가져갈 것은 돈이 아니라,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추억들이다. 나는 그 좋은 추억들을 더 많이 만들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을 지금 이 순간 가장 후회한다.”

80·90년대 홍콩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영화배우 주윤발은 큰 부를 가졌으면서도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가 호텔 식당이나 고급 리무진을 이용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였다. 주윤발은 소시민들이 즐겨 찾는 허름한 만둣집이나 지하철을 애용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2018년에 전 재산 81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주윤발은 말한다. “그 돈은 내 것이 아닙니다.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뿐이지요.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꿈은 행복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평화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걱정 없이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돈은 벌어서 산처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주윤발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보여준 의리의 큰형님답게 모든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진정한 ‘부(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富)를 쌓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라는 것이 물질적인 축적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성숙한 영혼이 동반되지 않은 돈을 두고 우리는 진정한 부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말 원로배우 신영균씨가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관 속에는 성경책 하나 함께 묻어 달라고 했다. 그는 이미 2010년 명보극장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원 규모의 사유재산을 한국영화 발전에 써 달라며 기탁했고, 모교인 서울대에도 시가 100억원 상당의 대지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올해 아흔두 살인 그가 전 재산의 사회환원을 밝히면서 한 말은 “그저 남은 거 다 베풀고 가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거였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간 법정 스님은 평소에 나누고 비우는 삶을 강조했다.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雪花)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결과물만 남는 인생이라면 좋은 추억을 많이 쌓지 못한 것이다. 이웃과 나눌 것이 많은 사람은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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