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스타항공 모든 지분 헌납"...이스타 측 "일련의 보도 사실관계 철저히 외면" 해명

이상직 더불어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양사 간 입장차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더불어민주당‧정무위원회) 일가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체불임금으로 노사 갈등도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달 약 250억 원 가량의 체불임금이 발생한 것과 관련, “실질적 사주인 이상직 의원을 처벌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상직 의원은 지난 21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7년 째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체불 임금에 대한 책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최근까지 이스타항공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발견되는 등 의혹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복귀했다. 

아울러 JTBC가 지난 25일 입수한 2017년부터 3년에 걸쳐 이스타항공 임원진 회의록 자료에 따르면 ‘의원님’ 혹은 ‘이상직 회장님’이라고 표기된 발언이 수차례 발견됐다.

이어 이 의원은 회사 실적 목표를 직접 제시하거나 특정 부서의 실수를 꼼꼼하게 지적하는 등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월간 회의에 매번 참석해 정비공에게 질책을 하거나 욕설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며 “심지어 영업부서 직원들에게는 상무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딸과 비교하며 ‘디자인을 전공한 내 딸이 이것보다는 잘하겠다’고 막말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89년생인 이수지 대표는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으며 2018년 당시 ‘20대 상무’로 선임돼 놀라움을 안겼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에 이상직 의원 측근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는 점도 논란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을 세우기 전 회사에서 함께 일한 최측근이며, 이수지 브랜드 마케팅 본부장(전 상무이사)은 이상직 의원의 장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측 관계자는 “7년째 경영에서 손 뗐다는 발언은 언론의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말 실수했다”며 “2016년부터 약 2년간 회의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회사에 나오거나 결재할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상직 의원이 지난 2011년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재임했던 지난 2011년 1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취항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스타항공 관계사이자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주식매입대금 출처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2013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이상직 의원의 장녀인 이수지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33.3% 지분을 가지고 있다. 장남인 이원준도 66.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100억원을 투자해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사들였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 관련, 이스타홀딩스가 사모펀드로부터 담보로 80억원을 빌렸으며, 불법적인 요소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법무법인 검토를 거쳐 사모펀드를 통해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수년에 걸쳐 보유한 항공 지분을 매각해 사모펀드에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으며 이 모든 과정은 떳떳하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일파만파 논란이 일자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스타항공을 통해 19일 자신의 자녀가 이스타홀딩스를 매개로 보유한 이스타항공 관련 지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전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왼쪽 두번째)가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근로자 대표들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강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의 입장을 대신 발표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이 대독한 이상직 의원의 입장문에는 “직원의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창업자로서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 해소 문제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전격 중단된 가운데 창업주인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대되자 이 의원이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으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항공산업이 풍전등화이며 이스타항공 회사와 구성원은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빠른 시일 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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