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사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국군전사자 147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5일 북한에서 미국을 거쳐 귀환한 6.25 전사자 유해 147구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맞았고, 참전국 정상들의 메시지도 속속 도착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행사의 명칭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리기 위한 ‘영웅들께 경례’였다.

이날 봉환된 유해는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에서 국군 전사자로 확인됐고 북한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된 이들이다. 유해 발굴은 남과 북은 물론 북미관계의 인도적 차원에서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는 사업임을 잘 말해 준다.

행사에서는 미군 유해 6구도 함께했다. 대전, 창녕.마산, 벙커고지 전투 지역 등에서 발굴된 유해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신원이 사전에 확인돼 가족들이 참가해 희생한 영웅들의 귀환을 기렸다. 미확인 유해 140구는 국군유해발굴단의 감식을 통해 신원확인에 들어 간다고 한다.

“1950년 짧은 생이 멈춘 그 순간 이후로, 당신은 나와 같은 20대 청년이기에, 난 당신을 친구라 부르며 당신의 그날을 오늘 눈앞에 펼쳐보려 한다. 친구여, 당신이 지켜낸 땅위에서 우린 또 이렇게 윤택한 하루를 보냈다. 당신의 어머니가 단 한순간도 당신을 잊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영원히 기억하겠다.”

이날 행사에서 배우 유승호 씨가 낭독한 시 ‘영웅에게’다.

고향으로 돌아온 영웅을 맞는 헌정시에 맞게 먹먹한 울림을 줬지만 언제부턴가 6.25 전몰자에 대한 추모는 잊혀지고, 넋을 위한 노래 소리마저 귓전에서 멀어지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이 6.25의 참상을 잘 알지 못하는데다, 기성 세대들도 단순히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의 이러한 인식과 관심은 기성세대의 안보 의식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날 귀환한 유해에서 보듯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선인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다.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이 때문에 목숨을 겨레와 나라를 위해 바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은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만큼 값지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도 조국 수호를 위해 이름모를 들녘에서 산화한 호국영령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예우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실천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는 점을 이번 유해 송환을 통해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거듭 강조하지만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그 위훈을 기려 나라사랑의 정신을 고취하고 있다.

나아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깊이 새기고,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는 달이기도 하다.

이번 고국 품에 돌아온 전사자 유해를 보며 예전같지 않은 감회를 가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70년전 한국전쟁 발발 후 전사한 국군은 13만 80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2만 3000여 구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한 채 아직도 조국 산천에 묻혀있다.

지난 2000년부터 국방부가 유해 발굴을 시작해 시신 1만 여구를 찾아 냈지만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이번 송환 유해처럼 북한 땅에 묻혀 있다 먼 길을 돌아 고국 땅을 밟은 경우도 있다.

최근 악화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면서 공세는 일단 멈춘 상태다.

하지만 그동안 북미가 지난 25년동안 진행해온 유해 발굴사업을 반추하면 앞으로 남북 및 북미관계에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의 발전 가능성은 물론 참전용사의 헌신을 통한 평화와 번영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엿볼 수 있다.

세삼 강조하지 않아도 6.25 전사자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은 계속돼야 마땅하다.

남한 지역의 유해 발굴은 물론 비무장 지대에 대한 유해 발굴도 속도를 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분단을 넘어 평화로 가는 가장 첩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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