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박인호 기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 과정에서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정작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최근 주주들에게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현재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은 임금체불 문제란 장벽이 놓인 상황이며 이달 말 딜 클로징(종료)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종료시한이 임박한 날짜로 임시 주총 일자를 정한 것은 제주항공을 압박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임시 주총을 열고 신임이사 및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7일 제주항공이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의 해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인수 논의가 중단된 상태로 주총을 열지 못한 바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총에서 발행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이사 3명 선임, 신규 감사 1명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자는 계약상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고 이스타항공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제주항공에 그동안 수차례 후보자 명단을 요청했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측 설명이다. 만약 이스타항공 측 계획대로 이번 임시주총에서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이 이사직을 맡게 된다면 두 항공사 간 인수작업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가 이스타항공의 임시주총 개최를 압박용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임시주총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임시주총 소집에 당황스러워하는 한편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자신들에게는 아무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주총 소집과 관련해 이스타항공 측은 딜 클로징 시한인 29일 이전에 주총을 소집하는 것이 계약상 의무사항이라면서 "제주항공 측에 거듭 후보자 명단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고 심지어 계약 연장 합의에 대한 의사 표현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제주항공 관계자는 "딜 클로징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고 그전까지 제주항공이 아무 권한이 없는데 주총 소집이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다. 

같은 사안을 놓고 양 사가 정반대의 상황을 말하고 있는 터라 다소 황당한 지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주총이 제주항공을 압박하려는 수단이란 평가를 내놓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이수에 1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인 정부 입장은 어떨까.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수 세부조건으로 계속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세부안이 확정되고, 남아 있는 베트남 기업결합승인이 끝날 시점에서 산은과 수은이 내부 심사를 거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 확실한 점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 뿐이다. 이 외 사안에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 

이같은 상황에 일부 여론은 인수작업 사이에 놓여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만 임금체불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양사가 책임감 있게 인수작업에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