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사투리 경연대회 모습.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다들 편안했지양, 제주어 뉴스 오다.”

KCTV제주방송이 ‘뉴스는 표준어로만 방송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제주어로 뉴스를 진행하는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KCTV제주방송에 따르면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된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한 제주어 뉴스 ‘고람시민 들엄시민’(말하다 보면 듣다 보면)과 제주어 홍보 예능 ‘벌테시대’가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는 케이블방송이 가진 특징이자, 강점으로 중소 케이블방송 업계가 자생할 동력으로도 손꼽힌다. 독특한 제주어를 소개하고 이의 탄생 근원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며, 올바른 제주어 표기법이나 표현 등을 알아보거나, 시청자 질문을 받아 제주어를 소개한다.

‘표준어와 더불어 방언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말은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방언(사투리)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표준어만큼 중요하게 방언도 보존해 나가야 할 우리의 소중한 언어 유산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렇기에 일찍부터 개인이나 단체에서 지역의 말글을 수집하고 정리해 알리는 작업을 잇달아 해오고 있다.

전남 광양시의 한 시민은 전라도 사투리로 쓴 수필집 ‘오지게 사는 촌놈’을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청 공무원은 강원도 사투리를 수집해 책으로 엮었고, ‘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에서는 사라져가는 부산 사투리 3200여 개를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 설, 추석 명절 때가 되면 방송에서 ‘팔도 사투리 경연대회’를 열기도 한다. 

방언은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을 가리킨다. 방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언중(言衆)이 유용하게 쓰고 있는 지역의 말씨가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 언어의 가치가 평가 절하될 수는 없다. 분명히 방언도 우리의 말글이기 때문이다. 

경북대 이상규 교수는 일찍이 ‘우리나라 말은 바로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황해도 등 모든 지역의 방언이 함께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어느 것이 낫고 어느 것이 더 못한 것이 아니다. 전라도면 전라도, 경상도면 경상도 말씨 자체가 하나의 가치를 지닌 언어 체계일진대 개별 방언이 가진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갈고 보존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혀 방언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다. 

방송과 다르게 신문에서는 방언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 연재물에 간혹 등장하는 몇 개의 방언을 제외하면 보이지 않는다. 

문자 언어로 뉴스를 전하는 신문의 특성상 표준어 사용이 규범처럼 돼 있다. 그래서 그런지 방언은 대부분 기사 작성 과정에서 같은 뜻의 표준어로 대체되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꿔지게 된다. 

방언을 보존하고 갈고 닦는 일에 언론도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사회적 약속인 표준어로 기사를 써야 당연하겠지만 취재 대상과 내용에 따라 방언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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