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건설 ‘분할 매각’ 추진…부실자산 제외
- 증권업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가능성 ‘희박’
- 인프라코어 차입금도 영업이익 12배…부담요인 작용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 전경. 사진=두산그룹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분할 매각과 더불어 그룹 내 핵심 수익창출원으로 꼽히는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한다.

이번에 포함된 매각 자산은 두산건설 일부 지분을 포함해 장기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과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산그룹 입구. 사진=연합뉴스

16일 두산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 분할을 추진하는 데 이어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은 신설회사 주식 중 보통주 69.5%는 보유하며, 종류주식 30.5%는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한다.

한편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로,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며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 등 계열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분할과 관련,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큐벡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366억8000만원과 309억9000만원을 출자했으며, 나머지는 다른 계열사가 참여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에 확보한 두산큐벡스 주식을 채권단에 제공하는 담보물에 추가했다.

그동안 두산건설 매각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유력시됐으나, 기술 경쟁력, 자산 상태, 업황 등을 고려하면 매수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은 제외하고 분할매각을 추진했다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

앞서 두산건설은 올해 3월 두산중공업에 흡수 합병되는 등 상장 폐지됐다. 일산 두산위브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나머지 두산중공업이 산은 등 채권단으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두산그룹이 내놓은 두산 인프라코어는 의외 결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매각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두산중공업 공장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은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파악된 매각 자산은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두산타워, 골프장 등 상대적으로 매각가치가 낮은 자산을 매각대상으로 내놨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자 주요자산을 앞세워 매각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채권단은 3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으며, 두산그룹 측에 자구책으로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자 두산그룹이 두산인프코어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

설기계와 엔진을 생산하는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액은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이며,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한편 두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놓고 실제 매각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분리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 한다고 보도했다”며 “하지만 단시일 내에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2019년 건설기계 부문에서 연결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한 밥캣을 분리한다면 매물로서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두산인프라코어도 1·4분기 말 별도 차입금이 2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 2,442억원의 12배에 이르는 데다 중국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해 7,196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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