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D 부서 내 주력사업인 편광판 사업 중국업체 ‘산산’ 매각
- 1조3000억 매각자금, 배터리 공장 증설 투자
- 사업부, ‘IT소재·자동차소재·산업소재’ 재편…고부가가치 집중

LG화학이 과거 LCD주력사업의 한 축에 포함됐던 편광판 사업을 중국화학소재기업인 산산에 1조3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LCD편광판 시장에서 철수한다. 이번에 확보한 매각자금을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해 차세대 신소재사업인 OLED와 전기 배터리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1월 경남 함안에 있는 경남 함안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공장인 동신모텍을 방문해 사업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분야 사업 중 주력 캐시카우였던 편광판 사업을 중국기업에 매각함에 따라 ‘탈LCD’ 전략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LCD 편광판 매각을 통해 마련되는 자금 중 1조3000억원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미래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배터리 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 시장 악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OLED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LG화학의 고객사도 OLED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며, 소재 시장도 OLED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사업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뒷면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해당 사업은 잘 나갈 때는 연 매출이 2조 원에 이르며, 시장점유율이 27%에 달할 정도로 회사 핵심 수익 창출원이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패널과 소재 분야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뒤처진 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잇따라 LCD 사업을 철수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10일 LG화학에 따르면 최근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화학소재기업인 산산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이 담긴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단, 자동차용 LC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계약당사자인 산산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다소 변동사항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LG화학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IT소재 분야 OLED를 중심으로 핵심경쟁력 확보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편광판 사업은 국내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OLED 편광판을 토대로 핵심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 참석해 LG전자 사전 부스에서 내방객들에게 LG OLED 8K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 시장 악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OLED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 상황이다. 

이에 고객사들도 OLED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소재 시장도 OLED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도 추세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사업 시너지 창출 극대화하고자 사업부를 ‘IT소재’, ‘자동차소재’, ‘산업소재’로 재편했다.

IT소재사업부는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사업 정비를 가속화하고 기존 주력 사업 및 고부가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월 LCD용 컬러 감광재를 중국 요케테크놀로지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 약 580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했다.

앞으로는 대형 OLED TV 편광판·봉지필름, 중소형 플라스틱 OLED 편광판·공정용 보호필름, OLED 물질인 발광층·공통층 연구개발(R&D)을 확대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LCD 편광판 매각으로 확보한 1조3000억원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4년까지 배터리 분야에서 30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도 배터리 분야 시설 투자에만 약 3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동차소재사업부는 고강도 경량화 소재 사업에 집중한다. 

환경 개선을 위한 글로벌 연비규제 강화로 이젠 차체 경량화 기술이 중요해진 만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을 중심으로 제품 기능별 차별화된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고객 대응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소재사업부는 전지 4대 원재료인 양극재 생산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인 공급책을 확보하고자 내재화율을 확대해나가는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에 고삐를 쪼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화학은 고객과 애플리케이션 관점에서 상품기획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전기동력 기반 운송수단(e-Mobility)을 비롯한 지속가능성 분야의 신사업 후보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이를 통해 배터리, 첨단소재, 석유화학등 3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까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의존도를 30%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 확대를 통해 OLED와 배터리 등 신사업분야에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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