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은 임금이 된 지 8년째 되던 해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제도를 만든다. 집현전 학자들이 일정 기간 업무의 부담을 갖지 않고 독서할 수 있도록 휴가를 내려준 것이다. 세종대왕은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임금이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책을 읽다 보면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 책을 통해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실험실에도 초대받을 수 있고, 빌 게이츠와 점심을 함께 할 수도 있다. 독서가 아니면 이처럼 호사로운 경험을 또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든 행사가 잠시 멈춰 있지만 책 읽기는 거리 두기가 필요 없을 듯하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면서 집 밖 외출이 제한되고 사람 만나기가 힘든 이즈음이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절호의 기회다.  

마음만 있으면 가까이 할 수 있는 게 책이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도서관에 들르기도 하고, 공공대여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점에 가보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이다. 자전거 타기와 책 읽기의 결합은 운동과 지식함양을 한꺼번에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자전거와 책의 조합처럼 두 가지를 함께 실행하는 ‘이모작 독서’는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이모작이란 종류가 다른 두 개 이상의 작물을 같은 경작지에서 재배하는 농사법이다. 이모작 농법으로 수확량을 늘려 가듯 이모작 독서로 생활에 활력을 줄 필요가 있다. 

‘이것과 저것을 융합하면 이모작이 될 수 있겠는데!’ 책+지하철+음악, 실내자전거+책+음악, 자전거+도서관+책…. 이런저런 실천법을 생각하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머리 회전도 활발해져 이롭다. 

지난 3월 발표된 ‘2019년 국민독서실태’에 따르면 성인과 학생 모두 독서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독서량은 연간 6.1권에 불과했다.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꿈꾼다면, 독서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정해져 있다. 그 높이를 넘어서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어야 한다.

19세기 초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처럼 역적이 된 폐족(廢族)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길은 독서뿐이라며 손에서 책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한다. “기품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독서해라.” 부친의 당부 덕분인지 장남 학연은 공부에 매진해 벼슬을 하고, 아우 학유는 ‘농가월령가’를 지은 문인으로 성장한다.

독서를 사랑한 세종대왕은 임금이 된 지 8년째 되던 해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제도를 만든다. 집현전 학자들이 일정 기간 업무의 부담을 갖지 않고 독서할 수 있도록 휴가를 내려준 것이다. 세종대왕은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임금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신하이고 학자라도 몇 년 동안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제대로 책 읽을 여유가 없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독서는 여기 두 발로 선 채 멀리 어딘가를 떠올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