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책을 읽다 보면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 책을 통해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실험실에도 초대받을 수 있고, 빌 게이츠와 점심을 함께 할 수도 있다. 독서가 아니면 이처럼 호사로운 경험을 또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든 행사가 잠시 멈춰 있지만 책 읽기는 거리 두기가 필요 없을 듯하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면서 집 밖 외출이 제한되고 사람 만나기가 힘든 이즈음이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절호의 기회다.
마음만 있으면 가까이 할 수 있는 게 책이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도서관에 들르기도 하고, 공공대여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점에 가보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이다. 자전거 타기와 책 읽기의 결합은 운동과 지식함양을 한꺼번에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자전거와 책의 조합처럼 두 가지를 함께 실행하는 ‘이모작 독서’는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이모작이란 종류가 다른 두 개 이상의 작물을 같은 경작지에서 재배하는 농사법이다. 이모작 농법으로 수확량을 늘려 가듯 이모작 독서로 생활에 활력을 줄 필요가 있다.
‘이것과 저것을 융합하면 이모작이 될 수 있겠는데!’ 책+지하철+음악, 실내자전거+책+음악, 자전거+도서관+책…. 이런저런 실천법을 생각하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머리 회전도 활발해져 이롭다.
지난 3월 발표된 ‘2019년 국민독서실태’에 따르면 성인과 학생 모두 독서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독서량은 연간 6.1권에 불과했다.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꿈꾼다면, 독서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정해져 있다. 그 높이를 넘어서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어야 한다.
19세기 초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처럼 역적이 된 폐족(廢族)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길은 독서뿐이라며 손에서 책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한다. “기품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독서해라.” 부친의 당부 덕분인지 장남 학연은 공부에 매진해 벼슬을 하고, 아우 학유는 ‘농가월령가’를 지은 문인으로 성장한다.
독서를 사랑한 세종대왕은 임금이 된 지 8년째 되던 해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제도를 만든다. 집현전 학자들이 일정 기간 업무의 부담을 갖지 않고 독서할 수 있도록 휴가를 내려준 것이다. 세종대왕은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임금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신하이고 학자라도 몇 년 동안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제대로 책 읽을 여유가 없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독서는 여기 두 발로 선 채 멀리 어딘가를 떠올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