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상품 내세우지만 가입 10년 지나도 원금 10% 이상 까먹어"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보험 소비자 A씨는 지난 2002년 5월 가입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최근 해지했다. 만 17년간 월 수십만원씩 꼬박 부었지만 납입원금의 97%밖에 환급을 받을 수 없었다.

A씨는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가 효과만 강조했을 뿐 변액유니버셜보험에 대해 자세한 언급이 없었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이 가입 후 17년이 지나도 원금조차 못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금융소비자연맹이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국내 238개 변액유니버셜보험 상품 수익률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03년 가입해 17년이 지난 상품의 해지환급금이 9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기준 18개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변액유니버셜보험 상품 238개의 수익률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납입원금을 쌓은 상품은 10개(4.2%) 상품으로 대부분의 상품(228개, 95.8%)은 납입원금도 까먹고 있었다.

이와 관련 금소연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투자형 상품이 아닌 일반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 상품으로만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연환산수익률의 경우 2019년에는 –10.54%, 2018년 –6.49%로 납입보험료가 크게 줄어드는 손실을 봤으며 2003년 가입 후 현재까지 납입 원금을 넘어선 적이 없지만 생보사는 ‘투자형 상품’으로 선전해 왔다.

이 보험은 보험상품의 보장성 기능에 투자 기능과 수시입출금 기능을 합한 상품이다. 고객이 낸 보험료 일부로 펀드를 만들고 펀드에서 얻은 수익을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돌려준다.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연평균수익률이 –0.10%에서 –0.87%대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1.29%에서 –1.90%대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2017년 -6.00%, 2018년 –6.49%대로 계속해서 매우 부진한 실적을 이어 갔다. 

심지어 지난해 가입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매년 납입원금의 10% 이상을 손해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변액유니버셜보험 238개 상품 중 최고실적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생명이 2006년 판매한 무배당 우리아이사랑 변액유니버셜상품으로 현재 적립률은 106.8%이나 연환산수익률은 0.5%에 불과했다.

반면 최저실적을 기록한 상품은 2017년 판매한 라이나생명의 THE투명한변액보험(적립형)이 59.6% 적립률을 기록했다. 2019년 판매한 KB생명의 KB골든라이프 ELS변액보험 연환산수익률이 -21.7%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배홍 금소연 보험국장은 “고수익 상품으로 고객이 자유롭게 수시입출금할 수 있다고 선전하며 판매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이 납입원금도 충당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투자형 상품이라는 명칭이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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