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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랄 건 정부지원 뿐인데”…기간산업 지원 대상 배제 우려에 기업들, '발동동'기간산업 지원에 희비 갈린 기업들...대한항공&아시아나 ‘웃음’, LCC·쌍용차 ‘울상’
지난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40조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과 저신용 회사채도 매입하기로 했다. /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기간산업 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속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지원대상 기준이 모호하고 불명확해 업계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업종들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는 자동차와 조선업계 등에서는 지원대상 확대에 대한 원성이 높은 분위기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항공·해운 등 기간산업 기업에 긴급 유동성을 투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기본 계획을 전한 데 이어 이날 세부 운영 방안을 밝혔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은 항공‧해운 등 대상 업종 내에서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가운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대상이다.

기금 지원 조건은 기금지원 개시일로부터 지원기업 근로자 수 최소 90% 이상 6개월간 일자리 유지, 총 지원금액 중 10% 주식연계증권 지원, 배당·자사주 취득제한 등이다.

논란이 됐던 ‘일정비율 이상의 고용유지’ 조건은 이달 1일 기준 최소 90% 이상 고용을 기금지원 개시일로부터 6개월 동안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예를 들어, 이달 1일 현재 근로자가 100명이고 오는 6월 말 지원을 받을 경우 90명 이상의 고용상태를 올해 12월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께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운용 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LCC(저가비용항공사)는 정부당국이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SK해운 등 대형 해운업종은 무난히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각각 단기차입금(올해 1분기 기준)만 1조원이 넘는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상당 수 LCC(저비용 항공사)들은 차입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4곳 LCC에 대한 1분기 기준 장·단기 차입금 규모를 살펴본 결과, ▲제주항공 1484억원 ▲진에어 300억원 ▲에어부산(300억원) ▲티웨이항공(65억원) 순으로 국적항공사 대비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다.

저가항공사들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부진을 기록한 데다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2분기 실적은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지원여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앞서 정부로부터 한 차례 3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위기에서 벗어나기 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수입원이었던 항공업계 국제선 운항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발표한 지원대상을 놓고 업계에서는 "기본 원칙에도 포함을 안 시켜주는 데, 예외 조항에는 넣어주겠냐" "또 희망고문이냐" 등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 있는 상황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총 차입금 규모가 어떻게 책정될 지는 다음달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대부분 LCC가 일단 5000억원 넘는 차입금을 갖고 있지 않다”며 “대형항공사는 또 지원해주고, 규모가 적다고 우리는 또 모른 체하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정부의 이번 세부 운용지침은 포화 상태에 이른 항공업계 재편을 의식해 일부러 지원 기준을 높였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추가 수혈이 없다면 일부 LCC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고사 직전까지 갈 수 있는 중차대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선박장에 가득 쌓인 컨테이너 선박. 사진=연합뉴스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형해운을 제외한 중·소형 해운회사는 정부의 지원요건에 부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선주협회 측은 “정부 당국의 발표를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조만간 입장을 정해 발표하겠다”고 전한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같은 날 한국은행‧산업은행이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도 동시에 가동하기로 했다. 

이에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부분에 대한 부담이 낮춰질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

대기업들은 A등급 이하 저 신용등급도 회사채 발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BBB등급에서 A등급 사이에 있는 중공업, 건설, 에너지 업종 대기업의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회사채·CP 매입 기구가 당초 계획됐던 20조원에서 10조원으로 낮아진 것에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만약 코로나 19로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 회사채·CP 매입기구의 대응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당국은 자금 시장에 따라 한도를 20조원으로 충분히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 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회사채·CP 매입기구(이하 SPV) 설립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 4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회사채·CP 매입 계획을 발표한 지 1달 만에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은 셈이다.

우선 기획재정부 등은 1조원을 투입해 산업은행에 출자한다. 저 신용등급 회사채·CP를 매입하는 SPV를 설립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정부 출자한 자금 1조원으로 자본금을 대며, 1조원을 SPV에 대출한다. 한국은행도 SPV에 8조원을 특별 대출한다. 정부·산은·한은이 각각 ‘1:1:8’ 비율로 재원을 출자한다.

정부는 6개월 동안 SPV를 한시 운영해 A등급 이하 회사채 차환 발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잔존만기 6개월 이하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잔액은 약 6조원 정도다. 이 가운데 3조5000억원이 3개월~6개월 사이에 집중된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발행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A등급 이하 시장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 발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정부당국의 방침에 차환 발행이 힘들었던 A- 이하 등급 회사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선순위 상환이 설정된 한은 대출금(8조원)보다는 정부 출자액·산은 대출금 등이 A- 이하 등급 회사채 매입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등급에 속한 기업들은 SK건설, 한화건설,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이다. 대부분 중후장대 기업들이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연합뉴스

정부 당국이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에서 최대 관심사는 쌍용자동차가 포함될 지에 대한 여부다.

최근 쌍용차 대주주였던 마힌드라 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철회하면서 위기에 놓인 쌍용자동차는 정부당국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요청하는 한편, 7월 부로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산업은행 차입금 900억원 연장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당국과 산업은행의 고심이 깊어진 분위기다.

만약 쌍용차가 기간산업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일자리 연계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특수성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쌍용차는 아직 공식적으로 기간산업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쌍용차로부터 공식적인 지원 요청은 없었다”면서 “다만 쌍용차 입장에서는 차입금 상환이 가까워 오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손을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40조 규모의 기간 안정자금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 수혈을 기대하는 눈치다.

쌍용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개별적이고 소규모적인 지원은 3000억원에 그치는 데다 효과가 크지 않아 기안기금을 통해 2000억원을 지원받으려고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망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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