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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공시가격 진짜 엉터리 였네"...부동산 공시지가 ‘무더기 엉터리’감사결과, 주택-토지 산정 근거 37% 불일치
지자체 토지·주택 담당, 부동산價 책정 천차만별
서울 시내에서 내려다 본 부동산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A시 B동 OO번지의 공시지가는 2016년 ㎡당 62만1000원에서 지난해 ㎡당 77만6200원으로 평당 15만원 이상 뛰었다. 반면 건너편에 있던 '×번지' 땅 값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평당 가격이 50만6000원으로 동일했다.

"같은 동네에 있는 땅이라도 공시지가는 큰 폭으로 차이나는 이유는 왜일까."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는 토지 용도가 잘못 입력됐거나 공시지가 산정에서 누락돼 옛날 공시가격을 계속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전국 22만여 가구에서 ‘공시지가 역전 현상(땅값이 땅값과 주택가격을 합친 것보다 높게 산정)’이 발생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토지 특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다. 

부동산 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용도 지역을 반영하지 않고 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통 부동산 공시가격은 ‘표준-개별 대량산정방식’을 통해 결정된다. 

우선 표준부동산(표준지, 표준주택)을 선정해 적정가격을 평가·산정한 이후 이를 표본으로 삼아 토지 주택 등 개별부동산의 특성을 고려해 적정가격을 매긴다. 

20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를 해 다섯 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감사 결과를 통보하는 한편 주의와 시정 조치를 내렸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2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공익감사 청구 당시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은 부동산 공시업무 직무유기 관련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통해 공익감사청구 취지를 설명하며 "불공정한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축소조작으로 지난 14년간 징수되지 못한 보유세만 7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감사는 작년 2월 시민단체가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다만 이번 감사에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제외한 토지 및 단독주택 가격공시제도만 감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전수조사 방식으로 가격을 산정해서다.

우선 표준 부동산에 대한 규모와 분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매년 1월 1일 전국 토지 중 50만 필지, 단독주택 22만 가구를 각각 표준지와 표준주택으로 선정해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감사원이 의뢰해 용역을 수행한 한국감정원·국토연구원은 적정 표본지가 60만~64만 필지여야 하며, 단독주택도 23만~25만 가구 선이 적정하다고 규정했다. 정확도를 높이고자 표본을 지금보다 20%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것.

표준 부동산 선정과정에서 용도지역을 제외하고 행정지역만 고려한 점도 논란이다. 용도지역은 용적률·건폐율 등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는 주요 요인이어서다.

또한 개별공시지가(토지)가 개별주택가격(토지+주택)보다 높은 역전현상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의 5.9%(22만8475가구)에서 이 같은 가격 역전이 발생했다.

이는 공시지가는 산정된 토지 가격을 100% 반영하지만, 주택은 토지+주택의 합산 가격 중 80%만 반영하는 규정 때문이다. 

아울러 지자체에서 토지 공시가격을 담당하는 부서와 개별주택가격을 담당하는 부서가 다른 데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토지 특성을 평가한 경우가 많아서다.

감사원이 전국 390만여 가구의 개별주택가격과 해당 주택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비교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고저·형상·도로 접면 등 3가지 토지 특성 중 하나 이상 불일치한 경우가 144만여 건(37%)에 달했다.

공시 대상 토지 일부의 공시지가가 아예 산정되지 않은 사례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자체의 토지는 2014년도에 선정된 공시가격으로 계속 세금이 부과됐다는 얘기다.

이번 감사원 지적에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주택 조사와 토지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 간에 상호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지침을 개정하는 등 2020년도 공시가격 산정부터 지적사항을 반영하고 있다”며 “역전 현상을 일괄적으로 바꾸면 주택 공시가격이 가파른 상승이 우려돼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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