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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민심 레이더] ‘삶의 터전’에서 죽음을 택한 아파트 경비원

[뉴스워치]  “저 억울해요. 제 결백 밝혀주세요” 지난 5월 11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 등에 못 견뎌 끝내 죽음을 선택하면서 남긴 유서다.

경비원은 단지 내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다가 가해자로 지목된 한 입주민과 다툼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해 크게 다쳤다. 

경비원은 죽기 2시간 전 가족에게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 는 말까지 남기고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든든한 아버지였던 경비원의 죽음에 주민들과 시민단체들까지 나서서 추모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다. 억울함이 명백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또 얼마 간 시간이 흐를지 모를 일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 역시 쌍방폭행으로 맞고소를 했다하니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또 우여곡절을 겪어야 할 것 같아 못내 가슴이 답답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경비원들과 같은 유사한 죽음은 이따금씩 일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진단과 대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부천의 한아파트 부녀회장과의 다툼 후에 자살한 사건, 2014년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로 분신한 경비원, 2018년 서대문구의 아파트에서 역시 입주민의 폭행으로 사망한 경비원의 죽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택관리공단 통계에 따르면 입주민의 갑질 사례는 5년 간 3000건에 이르며, 폭언‧폭행은 47%에 달한다.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일지에는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그의 심경과 상황이 고스란히 기재됐다.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은 연예계 종사자로 알려졌다. 

경비원에게 ‘머슴’이라 표현하고 협박과 조롱 섞인 문자를 보내는 등 경비원에게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증오’를 표출했다.

이 정도면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켜주고 관리하는 경비원에 대한 감사함은 차치하고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은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입주민들에 의한 갑질과 상상을 초월하는 인격 모독과 마치 입주민들의 ‘하인’이나 되는 듯이 함부로 대하는 모습은 삶의 터전인 아파트에서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법 제도적 안전한 근로환경과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은 △용역형태로 진행되는 아파트 경비원 고용 시스템 △입주자 관리비에 따른 운영 △수익구조 등 해결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그간 아파트 관리비 남용과 부정부패에 따른 인식이 확산되면서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이뤄져 왔지만, △입주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되는 경비원 고용과 운영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은 여전히 부실하다.

이젠 정부 당국이 나서 국회‧지자체‧공동주택 입주자와 관리주체 등이 함께 협의해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삶의 터전인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갑’의 위치라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아파트 경비원들이 죽음이라는 길로 내몰리는 일은 언제든지 발생한다.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 앞에서 애도하는 입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참 좋은사람이었다’ 는 말들을 접하면서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이젠 더 이상 갑질없는 천국에서 영면하기 바란다. 극한의 슬픔에 빠져있을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뉴스워치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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