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웅식 기자] 분양홍보 자료에서 역세권이라는 말이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질 정도로 교통망은 거주지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 특히 전철이 언제 개통되느냐에 따라 신도시 성공이 판가름 날 정도다. 인적 물적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교통망 확충이 신도시 조성에 선결 조건이 돼 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서울 용산 정비창 도시개발사업과 3기 신도시 조기 분양 계획은 건설사에 호재(好材)로 다가온다. 대규모 개발계획은 건설업을 활성화하고 연관 산업을 촉진시키며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신도시 조성은 주택 수요를 완화하며 서울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몇몇 신도시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자족기능도 떨어지고 서울과 거리가 멀어 베드타운(Bed Town) 역할마저 못하는 곳이 있었다. 여기에는 서울을 오갈 수 있는 교통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가장 컸다. 서울 집값에 부담을 느껴 수도권으로 이주하려 해보지만 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으면 신도시를 새로운 거주지로 선택하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동안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과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신도시정책을 추진해왔다. 1기 신도시는 1988년 올림픽 개최 이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에, 2기 신도시는 2001년부터 성남 판교, 화성 동탄, 충남 아산 등에 건설됐다. 3기 신도시는 수도권에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된 이후 이해관계에 따라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는 지역인데, 이곳 주민들은 신도시 조성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교통망 구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교통망 구축이 제1 조건이라는 게 전문가뿐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행인 것은 이번 3기 신도시 지역은 서울의 경계에서 약 2km 거리에 있어 1, 2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이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또 정부에서 구체적인 광역교통망을 제시하며, 이를 우선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기 신도시는 주택공급 확대와 더불어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중추를 놓아 수도권 일대 교통 문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임이 분명하다. 이는 ‘선(先) 교통망 확충, 후(後) 개발’이 실현될 때의 이야기다. 자칫 입주와 광역교통망 확충 시기가 엇갈린다면 주택시장 안정은커녕 인구집중으로 교통지옥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신도시로 조성된 판교와 마곡이 지족도시로 성공할 수 있었던 제1 요소는 ‘도시의 혈맥’인 교통의 원활한 흐름일 것이다. 판교는 강남과 인접한 데다 교통여건이 좋고, 마곡 역시 지하철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는 물론이고 공항과도 가깝다. 

신도시에 고용유발 효과가 큰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입주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취업 수요와 사회적으로 요청되는 일자리 수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기술혁신형인 인공지능·ICT(정보통신기술)를 비롯해 타 지역과 차별되는 산업이 유치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최근 발간한 ‘3기 신도시정책의 특징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3기 신도시에 입주하게 될 가구들이 신혼부부 등 젊은 가구들이라는 점에서 청년층이 원하는 취업 수요와 사회적으로 요청되는 일자리 수요가 높은 분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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