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 1년 반 만에 90%대 진입…"인기 여전"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동안 멈춰 섰던 법원 경매가 다시 시작됐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개된 경매 입찰 법정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 악화, 시장 침체 등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경매 시장은 이전과 크게 다름 없는 안정세 속에 시장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2월 마지막 주부터 법원행정처 휴정 권고에 따라 전국 각 지방법원이 휴정에 들어가면서 약 한 달 간 미뤄졌던 경매 사건 입찰 기일이 4월 대거 몰리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재차 1만3000건 이상의 진행건수를 기록했다.

4월 최고 낙찰가 물건의 경우 부산 금정구 남산동 소재 병원으로 감정가(859억6570만원)의 49%인 422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1999년 12월 준공된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로 과거 침례병원으로 운영됐으나 법원 현황조사에 따르면 현재는 폐원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최다 응찰자 수 물건은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소재 아파트(85㎡)로 총 63명이 응찰에 참여해 감정가(2억8500만원)의 116%인 3억2800만원에 낙찰됐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11일 발표한 ‘2020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4월 진행건수는 1만3784건으로 이 가운데 457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3.2%, 낙찰가율은 71.1%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도 지난 1년 간 평균(4.1명)을 웃도는 4.5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낙찰률의 경우 37.8%로 꾸준한 소화량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올들어 가장 높은 80.9%를 기록했다. 서울 역시 낙찰률 35.5%와 낙찰가율 90.6%를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이어갔다.

특히 3월 단 한 건의 경매도 진행되지 않았던 대전과 대구, 광주의 경우 재개된 전국 경매 시장 중 가장 뜨겁게 달아 올랐다. 대전과 대구의 낙찰률은 각각 47.4%와 42.2%로 전국 1, 2위를 기록했다. 광주는 전국 1위 낙찰가율(92.1%)을 기록했다.

4월 전국 주거시설 경매 시장은 활황을 맞이한 모양새다.

3월 연기된 경매 사건이 다수 재개되면서 진행건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5993건이 진행됐고 이중 2239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7.4%를 기록했다. 

낙찰가율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84.5%를 기록했으며 평균응찰자 수는 6.3명으로 집계됐다. 경매 물건 수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지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낙찰률 42%, 낙찰가율 91.2%를 기록하며 시장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물건 수가 가장 많은 경기 지역 주거시설 낙찰률이 45%를 기록했다. 서울(97.1%)과 인천(92.5%)은 전국 최상위 낙찰가율을 기록한 것이 수도권 상승세의 요인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8.4명)와 인천(8.7명)의 평균응찰자 수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반면 서울은 3.8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가 주택에 대한 강력한 대출 규제로 서울 내 주거시설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진 탓이다.

대전의 경우도 116건 중 절반 이상인 65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 56%, 낙찰가율 97.1%을 기록했고 평균응찰자 수도 9.5명으로 세 부문 전국 1위를 기록했다.

4월 업무상업시설 경매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예년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진행건수는 지난 2월과 비슷한 수준인 2230건이 진행됐고 이중 476건이 낙찰됐다.

[전국 월별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 / 대상=주거시설, 업무, 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 / 자료=지지옥션

낙찰률은 21.4%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20년 간 역대 평균이 24.3%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낙찰가율은 지난 1월과 동일한 64.6%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도 3.6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우려 속에서도 업무상업시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월 토지 경매 시장도 안정세를 유지했다. 진행건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5112건이 진행됐다. 이는 2016년 3월 5117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중 173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3.9%, 낙찰가율은 68.3%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도 예년 수준인 2.5명으로 집계됐다.

진행건수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법원 휴정이 길어지면서 3월에 입찰이 열리지 못한 물건이 4월 대폭 추가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증가세는 5월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지난 해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여 온 광주가 낙찰률 52.8%, 낙찰가율 110.9%를 기록하면서 두 부문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광주와 더불어 전남과 전북 또한 토지 부문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전국 2위 낙찰률 51.1%를 기록하면서 201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낙찰률 50%를 넘겼다.

낙찰가율도 전국 평균인 68.3%를 크게 웃도는 80.3%를 기록했다. 광주와 전라권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한편 서울과 인천 토지 경매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어 전반적으로 예년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경매 시장의 인기는 여전하다. 

주거시설의 경우 337건이 경매 진행돼 이중 123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 36.5%, 낙찰가율 97.1%를 기록했다.

다만 고가 주택이 많은 서울 주거시설의 특성상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아져 평균응찰자 수는 전국 평균(6.3명)에 크게 못 미치는 3.8명에 그쳤다. 140건이 경매에 부쳐진 업무상업시설의 경우 낙찰률 27.1%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21.4%)을 웃돌았다. 낙찰가율은 전국 최고치인 88.2%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최고 낙찰가 1위를 기록한 대형 물건이 전체 지표 상의 안정세를 받쳐 준 영향으로 보인다. 토지도 경매에 부쳐진 47건 중 25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은 전국 2위인 51.1%를 기록했다. 낙찰가율(80.3%)도 전국 평균(68.3%)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지역 낙찰가 3위를 기록한 대형 물건의 영향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활황을 띠는 분위기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에 대한 과도한 경쟁은 감소했지만 중소형 주거시설에 대한 경쟁 심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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