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에 업무를 의뢰해 경쟁사 제품을 비방한 행위를 의혹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6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남양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앞세워 온라인 맘카페 게시판 등에 경쟁업체 제품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쟁업체는 유제품 소비자가 많은 맘카페 등에 “A업체 원유 납품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는데 방사능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비방글이 연달아 게재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특정 아이디 4개를 확보해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7월 홍보대행사와 남양유업을 압수수색을 통해 글을 올린 아이디 50여개를 확보했다. 이 아이디를 통해 게재된 글은 7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280만명이 가입한 대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아이디도 확인됐다.

해당 아이디로 달린 댓글을 파악한 결과,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된다” 등 상대 업체 제품을 깎아내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비방글 논란을 접한 소비자들은 이번에 알려진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대리점 갑질도 모자라 이젠 경쟁사를 상대로 비방까지 하냐"면서 "남양유업 제품은 사기로 마음 먹었는데, 확신을 더커졌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수사를 통해 알려진 비방 대상 제품은 시장 판매량 1위인 경쟁업체의 유기농 우유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에 금품을 전달했는 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남양유업 측은 마케팅 업무를 맡긴 것일 뿐, 게시물을 올리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경찰은 남양유업 회장, 팀장 등을 포함해 모두 7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며, 남양유업 본사에서 직접 비방전을 지시했는 지에 대한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