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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저공비행] 사회통합형 ‘소셜믹스 주택’ 성공할까?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소셜믹스(social mix)’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소셜 네트워크’라는 말은 익숙하겠지만 소셜믹스는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2003년에 처음 도입된 소셜믹스라는 주택정책은 아파트단지 내에 분양세대와 임대세대를 함께 조성해 경제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최근 30년 넘은 노후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하면서 입지가 좋은 단지는 용적률과 층수를 높여 공공분양까지 고려한 ‘소셜믹스’를 적극 도모키로 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영구임대주택 재정비 방안을 마련하고 세부 내용을 보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소셜믹스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간의 임대주택 정책은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만 대상으로 하다 보니 아무래도 소득이 괜찮은 사람들은 입주를 꺼려했다. 거기다 임대주택 대부분이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심 외곽에 지어지다 보니 입주자들은 출퇴근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입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도록 하자는 것이 ‘소셜믹스 아파트’의 목적이었다.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방향을 올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정책에서나 크고 작은 문제점은 있게 마련인가 보다. 아파트를 분양 받은 입주자들이 임대 입주자들에게 단지 내 편의시설 사용을 제한해 종종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소셜믹스 아파트단지에서는 주민의사 결정과 단지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분양 입주자와 임대 입주자 사이에 소송전까지 벌어졌다니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택 전문가들은 ‘소유권’ 중심이 아닌 ‘생활권’ 중심으로 주택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분양 입주자의 소유권은 존중하더라도 잡수입 처리나 부대시설 사용 등 아파트 생활에서 임차인들이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셜믹스의 도입 취지가 계층 간 벽을 허무는 것인 만큼 분양 입주자 위주의 법체계를 허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 15만 세대를 분양 10만 세대, 임대 5만 세대로 배분하되,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지 내에 전체 세대의 3분의 1 가량을 장기임대인 행복주택과 국민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하면서 기존의 소셜믹스가 갖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한 동의 아파트 안에 분양과 임대를 섞어놓는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지금 기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는 층수가 다른 여러 개 동이 높이를 뽐내듯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단지 내 도로를 사이에 두고 10m쯤 다른 한편에는 저층의 아파트 한 개 동이 들어서 있는데 사뭇 달라 보인다. 

평소 동일 브랜드의 아파트 건물인데도 구조나 층수가 달라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임대주택으로 공급된 아파트였다. 분양세대와 임대세대가 한 단지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특정 지역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수요가 그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은 곳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지속적이면서 빠르게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주택문제 해결의 완벽한 해법은 아닐지라도 묘안을 찾아야 한다. 도심 요지에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면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거 불평등에 대한 불만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소셜믹스가 주택문제 해결의 좋은 한 방법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김웅식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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