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IMM인베스트, 대기업집단 지정…공정위, 발표 이래 최초
네이버·넷마블·카카오 순위 ‘상승’…대우조선·OCI·태광·유진 순위 ‘하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침체 불황으로 재계 판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위권 내 대기업집단의 자산 순위는 변화가 없었으나 15위권 안팎의 기업들은 순위가 변동됐다.

이와 함께 IT(정보통신) 서비스 기업들은 금융업·모빌리티·이커머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선전한 반면 건설·석유화학·중공업 등의 기업들은 경기 불황으로 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상반된 모습이다.

또한 구조조정 등 매물로 내놓은 기업을 인수한 사모펀드(PEF)의 몸집이 불어나면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공정거래위원회 규제를 받게 됐다. 이는 공정위 대기업 규제 사상 최초다.

4일 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 자료에 따르면 삼성·현대차· SK·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KT 등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집단의 순위는 굳건했다. 반면 11위권부터 15위권 안팎은 순위 변동의 폭이 컸다.

‘2020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 석유화학, 중공업 등 제조업 경기 악화영향 ‘하락’…카카오·넷마블 등 IT기업 ‘약진’  

64개 대기업 집단 중 17곳은 순위가 상승했으나 28곳은 순위가 떨어졌다. 넷마블이 10단계로 훌쩍 뛰었으며, 카카오(9단계), 태영(9단계), 금호아시아나(8단계) 등 순위가 크게 올랐다.

반면 태광(9단계), 중흥건설(9단계), 유진(8단계), 대우조선해양(5단계), 한국타이어(5단계), 하이트진로(5단계), OCI(4단계), 한국GM(4단계), 동국제강(4단계), 금호석유화학(4단계) 등은 순위는 급락했다. 

특히 IT서비스 그룹들은 순위가 대폭 상승하며 약진하는 양상이다. 

자산순위 23위인 카카오(14조2000억원)는 지난해 32위에서 순위가 무려 9단계 뛰었으며. 네이버(9조5000억원)도 순위가 45위에서 41위로 4단계, 넥슨(9조5000억원)도 47위에서 42위로 상승했다. 47위인 넷마블(8조3000억원)도 지난해(57위)보다 순위를 10단계 올랐다.

카카오는 IT서비스 그룹 중 순위가 가장 높다. 실제로 카카오 자산은 2019년 10조6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금융법 개정으로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 자산 증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소속 계열사도 71개에서 97개로 26개 늘었는데, 모빌리티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 계열사 증가로 이어졌다

게임회사인 넷마블도 웅진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순위가 변동됐다. 넷마블의 자산은 지난해 5조5000억원에서 올해 8조3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 증가했다. 1년 새 자산이 50% 가량 늘어난 셈이다.

네이버도 자산 총액이 지난해 8조3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확장됐고 넥슨도 자산총액이 7조9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건설·석유화학·중공업 등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은 경기불황에 따른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산이 13조원에서 12조3000억원으로 줄어들어 순위가 24위에서 29위로 하락했다. 

OCI( 자산이 10조700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31위에서 35위로 떨어졌다. 중흥건설도 자산이 9조5000억원에서 8조400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37위에서 46위로 급락했다.

태광(40위→49위)도 자산이 9조3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지엠(52위→56위), 동국제강(53위→57위), 하이트진로(56위→61위) 등도 자산이 감소했다. 

유진그룹은 자산이 1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54위에서 62위로 내려앉았다. 계열사도 54개에서 46개로 축소됐다.

서울 시내 기업 전경. 사진=연합뉴스

◆ 사모펀드 IMM, 대기업 집단 지정…공정위 대기업발표 이래 최초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는 자산총액이 6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해당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HMM(구 현대상선, 자산총액 6조5000억원), 장금상선(6조4000억원), KG(5조3000억원), 삼양(5조1000억원) 등과 함께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된 것. 

사모펀드가 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자산총액 6조3130억원로 자산 순위 55위다. 이는 한국GM(56위)·동국제강(57위)·금호석유(59위)·애경(60위), 하이트진로(61위) 등 대기업 그룹보다 순위가 높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성배 대표가 총수(동일인)으로 지정됐으며, 총 79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 사모펀드 집단은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제외된다. 여러 명이 사모펀드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총수 지정이 어려워서다. 

그러나 IMM인베트스먼트는 지성배 대표가 유한회사 IMM에 대한 지분 42.7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유한회사 IMM이 기업경영자문·지원 등을 맡고 있으며 금융·보험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배경이 됐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IMM인베스트먼트는 다른 사모펀드와 구조와 성격 면에서 다르며 사실상 지성배 대표가 회사를 지배하고 있기에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게 됐다”면서 “IMM측에서도 동일인을 지성배 대표로 기재해 지정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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