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대기 중인 완성차 차량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현대자동차가 2020년 1분기 매출액 25조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 당기순이익은 5530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에 매출액·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4.7%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2.1%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 25.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작년 4분기 대비 28.4% 감소했다.

1분기 총 판매량은 90만337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줄었다. 다만 원화 약세·우호적 환율 환경과 더 뉴 그랜저 출시에 따른 대형차 판매 증가·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 증가 등의 요인으로 판매가 개선돼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뒤집고 호조세를 나타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의 분기 판매량이 100만대 이하로 하락한 것은 2011년 3분기 이후 9년 만이다.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는 90만3400대로 전년동기 대비 11.6%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15만910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13.5% 줄어든 수치다.

해외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1.1% 감소한 74만4300대가 판매됐다.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지역에서 수요 감소 영향이다.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량이 늘어났음에도  코로나19 충격으로 국내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약세 속 우호적 환율 환경이 만들어진 데다 앱티브 합작법인 관련 기타 매출 등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실물경제 침체와 수요 급감에 따른 영향이 2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대차는 한국시장 내 신차 판매 확대 등으로 2분기 실적악화를 만회할 방침이다.

원가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생산성 개선 방안을 제시해 중장기 수익성 목표 기반관리에 힘쓰겠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판매와 딜리버리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회복시 판매 선점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기아차도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순이익이 급감했다.

24일 기아차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공개된 2020년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4조5700억원, 영업이익 4400억원, 당기순이익 2700억원, 경상이익 28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7.1%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경상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5.2%, 59%, 70.2%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었음에도 원·달러 환율 환경이 우호적이었던 데다, 텔루라이드·셀토스를 앞세운 미국과 인도 시장 판매 호조, 판매 믹스 개선 등 긍정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것이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통상임금 환입으로 일시적으로 늘어나 지난해보다 25.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지난해 2월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미지급금 청구소송 2심에서 패소하면서 이전에 쌓아둔 1조원 규모의 충당부채 중 일부가 영업외수익으로 환입된 바 있다.

기아차의 1분기 판매량은 64만87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국내 판매는 1.1% 증가한 11만6700대, 해외 판매는 2.6% 감소한 53만1900대였다.

국내 판매는 2월 부품 수급으로 일부 자동차 품목에서 생산에 차질을 겪어왔지만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셀토스·신형 K5 등 신차 효과가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2분기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타격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북미·유럽·인도 등의 공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4월 한 달간 국내외에서 생산될 차량은 8.8만대 정도”이며 “2분기에는 40% 가까이 하락해 올해 해외시장 점유율이 20~25% 감소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이에 기아차는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등 고수익 RV 차종 판매에 집중하며, 다음 달 미국 진출을 앞둔 쏘렌토·카니발 등 신차 출시를 기존 계획보다 1~2개월가량 늦출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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