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21대 총선이 야당심판으로 끝났다. 경제실정 등 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80석이라는 대승(大勝)을 거두며 거대여당이 탄생했다. 국민들이 보수세력을 단죄한 것이다.

이로써 보수정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지리멸렬하게 4연패(連敗)했다.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공천 실패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형오 공관위는 공천 칼자루를 쥐자마자 ‘닥치고 물갈이 공천’으로 현역의원부터 제거했다. 선(先) 공천배제, 후(後) 인물 찾기에 나섰다. 결국 물갈이는 성공했으나 경쟁력 있는 인물 찾기에는 실패해 선거 폭망을 자초했다.

공관위는 또 곳곳에서 자객공천(?)을 단행했다. 하지만 ‘자폭공천’으로 끝났다. 말만 자객공천이지 후보들을 연고가 없는 지역에 공천한 ‘무연고 공천’이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요구에 따라 지역구를 옮긴 후보들은 대부분 낙선했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여년 가량 관리해 온 지역구 대신 타 지역에 공천을 한 것은 상대당 후보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이적행위 공천이었을 뿐이다. 또한 이들이 공천된 선거구에서 수년동안 조직을 관리해 온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당 조직을 분열하도록 만든 막장 공천이었다.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경쟁정당들의 역선택 방지를 위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민주당 등 타 정당이나 무소속 지지자들이 약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우(愚)를 범했다.

특히 황교안 전 대표를 종로에 출마하도록 몰아붙인 공관위는 ‘공천’에 ‘공’자도 모르는 수준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는 이미 타이밍 상 너무 늦었다. 그러나 공관위는 전국의 총선을 최전선에서 이끌어야 할 당대표를 패배 가능성이 높은 사지로 몰아넣었다. 공관위가 전국에서 선거를 뛰고 있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사기를 꺾는 공천을 자행한 것이다. 물론 어느 지역에 출마할 것인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계속 미적거려왔던 황 전 대표의 잘못이 가장 큰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수도권 참패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청년공천(퓨처메이커) 등도 한 몫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청년들을 공천만 주면 유권자가 뽑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더구나 송파지역에서는 1년 넘게 맡아왔던 젊은 당협위원장을 경선에서 배제시킨 뒤, 다른 지역에 출마하라고 등을 떠 밀었다. 이 당협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공관위의 수도권 ‘청년벨트’는 생존율 ‘0’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권성동, 김태호, 윤상현, 홍준표 후보 사례에서만 봐도 공관위가 공천을 얼마나 엉망으로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황교안 대표 홀로 사퇴한다고 해서 통합당의 총선 참패 문제가 해결될까?

정치권에서는 공관위원들 책임 또한 황 대표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천 심사비만 ‘꿀꺽’하고, 공천 실패에 대한 책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또다시 이 같은 무책임한 공천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한에는 항상 책임이 따라야 한다. 따라서 총선 패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공관위원을 제명해,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지도록 하는 게 통합당이 가장 우선해야 할 조치라고 본다.

손경호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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