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정부 선제적 대응 주문...수요절벽 대비, “정부 과감한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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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이우탁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이제부터 정치권이 경제 살리기 위해 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그대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는 물론 정부는 경제 문제가 지상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총선은 끝났지만 훨씬 중요한 전쟁이 시작됐다. 국민 생계와 생업이 걸린 `코로나 경제전쟁`의 서막”이라며 “국민의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당의 지상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충격파를 극복하고 경제 문제 해결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집권 여당의 의지를 밝힌 가운데 경재, 산업계는 "21대 국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한목소리로 당부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에서  “각 당은 21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며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산업을 전폭 지원하고 규제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인 연합회는 이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극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고 “새로운 기회를 꽃 피울 수 있도록 경제 역동성을 회복해 선진 복지국가를 완성시키는 입법활동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견실한 경제발전과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대책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도 “이제는 산업계를 위한 시간이 돼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처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등 산업계는 16일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긴급 논의했다.

한국철강협회 이재진 통상협력실장은 이날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적 위기가 보호무역조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가 적극 대응해 줄 것”을 건의했다.

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의 감염병 확산으로 4월부터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급감 쇼크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활성화 등 통해 내수부터 살아나도록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최형기 상근부회장도 “통상 생산에서 수주까지 3~12개월이 소요되는 기계산업의 특성상 피해가 가시화된 후 대응하면 시기를 놓쳐버린다”며 “공공·대학·국책연구소 등이 보유한 노후장비의 국산 조기교체, 정부조달 기계장비 구매시 국산장비 우선구입 제도화 등 정부가 공공발주를 확대해 수요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투자에 나섰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철강산업은 전세계적 공장가동 중단에 수요가 증발해 버팀목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계획된 공공사업은 조기에 추진하고 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과 열배관 교체사업을 새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이병철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유가급락으로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했고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LNG선 발주는 단 2척에 불과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선박인수 지연, 자금회수 차질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으므로 선박 제작금융의 만기연장, 운전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김평중 연구조사본부장은 “최근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긴급 과제로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업종의 핵심 원자재인데 작년에만 관세 비용이 950억원 발생했다. 일본,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도 영세율을 지속 적용하고 있는 만큼 나프타에 대한 긴급 영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미증유의 위기에 처한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업계도 통틀어 약 33조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며 법인세·부가세·개별소비세 납부유예, 4대 보험 및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 간접적인 유동성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과거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주력 제조업, 기간산업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주력산업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이어 “코로나19 사태는 내수와 수출감소가 동시에 진행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 크다”면서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1분기에는 부분적으로 나타났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공급차질과 수요절벽이 겹친 부정적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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