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주 예정된 ‘LNG 프로젝트’ 하반기로 연기
- 상반기 실적, 전년 대비 30% 수준에 그쳐
- 코로나19 ·유가하락 관건…하반기수주 기대감↑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하락하는 등 실적 급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다만 국내 조선업이 LNG운반선, LNG연료추진선 등 LNG(액화천연가스)에서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만큼 올해 하반기 대량 수주를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LNG선 발주는 연초 전망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예정된 프로젝트에 따른 세계 LNG선 발주는 총 133척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79척으로 전망치가 40% 이상 하회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산업은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 대형 LNG선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코로나 19 악재로 프로젝트 좌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엑슨모빌 투자 규모 하향 조정, 카타르 상업생산 시기 지연 등에 따른 우려가 가시화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계 선박 발주량도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은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 전망치를 7130만CGT에서 3910만CGT로 45% 하향했다.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상황도 저조한 편이다. 올해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로 전년(810만CGT) 대비 30% 수준에 그쳤다. 한국 조선소의 주력 건조 선종인 대형 LNG선 발주는 1건도 없다.

1분기 발주된 선종은, S-Max급 유조선과 A-Max급 유조선의 발주가 전년 대비 각각 150%, 70% 늘어난 반면, 벌크선(-79%) 초대형 유조선(-72%), 컨테이너선(-11%)은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대형LNG선 발주는 14건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0건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버뮤다 지역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LNG 연료 추진 원유운반선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그럼에도 삼성중공업 조선기업들이 LNG 관련 선박 발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부가가치가 타 선박에 비해 높아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7만4000㎥급 LNG운반선 가격은 1억8600만달러 수준이다. 이는 VLCC 915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높다. 또 다른 고가 선박인 2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 1억4550만달러보다 비싸다. LNG연료추진선도 타 선박 대비 가격이 높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그룹 등 선박을 만드는 주요 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LNG운반선·LNG연료추진선 등 발주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타격 심화돼 실적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급락한 이후 대형 LNG선 수주 프로젝트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래 세계 선주들의 선박 발주는 세계 경제 시황, 기자재 가격 시황, 원자재 가격 등에 따라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모잠비크·카타르 등을 중심으로 LNG 프로젝트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하반기부터는 LNG운반선 발주에 대한 윤곽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NG연료추진 선박은 이미 발주 소식이 발표됐다.

14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LNG 연료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 해당 선박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에 대한 적합 판정받은 선박이다.

아울러 기존 디젤유 대비 배기가스에 함유된 황산화물(SOx)은 99%·질소산화물(NOx) 85%·이산화탄소 25%를 줄여준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수입 관세 면제 소식도 호재다. 최근 중국 정부는 미국산 LNG에 적용해왔던 수입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중국 LNG 수입업체들은 미국산 LNG에 부과되던 25%의 수입세가 면제돼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LNG운반선 수주 활동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한국의 주요 조선사들은 상반기까지 목표 수주액의 30%밖에 달성하지 못하다가 LNG선을 주력으로 한 하반기 집중 수주로 목표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달성했다”며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가진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수주가 추후 나온다면 연말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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