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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저공비행] ‘국가 소멸’ 부를 저출산 위기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세상살이 왜 이렇게 힘이 드는가. 두 아이를 키우느라 아등바등 젊은 시절을 다 보낸 것 같다. 이러니 ‘국가가 해주는 게 뭔데?’라는 불만 섞인 푸념이 나올 만하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그 많은 세금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요즘 같아선 아이를 낳아 키울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 같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의 출생아 수는 약 2만7000명으로 2019년 1월에 비해 무려 11.6%나 줄었다고 한다. 출산율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지만 내려가는 경사마저 가팔라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멈출지 아찔하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60년 6.16명에서 2000년 1.48명으로, 급기야 2019년에는 0.92명까지 떨어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가 됐다. 이 정도면 전쟁 때나 발생하는 미증유의 국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보통 인구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금의 저출산 추세라면 2300년에 가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소멸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우리나라에선 아이를 낳아 교육할 생각을 하면 암울해진다.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조사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 1명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드는 교육비는 총 8552만원이었다. 대학 등록금까지 고려하면 다른 비용은 뺀 교육비로만 1억원 이상 드는 것이다.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소득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돼 상대적 발탈감이 커져 간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역부족이고 백약이 무효하다. 2006~2018년에 예산 143조원을 투입했지만 급격한 저출산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을 받는데, 젊은이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생각을 하겠는가.

요즘 시대에 돈 없이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전까지 결혼을 미루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 사회는 옆의 친구보다 취업을 위한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하라고 끝없이 경쟁을 부추긴다. 하지만 신입사원 열 명 중 세 명꼴로 채 1년도 안 돼 힘들게 얻은 직장을 떠난다니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학자는 인구정책에 헛돈만 날렸다고 평가하고,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묘책으로 공무원 선발제도 활용을 제안하고 있다.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에 다자녀와 신혼부부가 해당되듯이, 공무원 시험에서도 다자녀와 신혼부부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이 정책이 현실화하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먼저 낳는 게 공무원 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다자녀일수록 공무원 채용 가능성은 높아진다. 정부예산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현행 아동수당도 존속시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다음과 같은 공약이 정책으로 시행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까? “결혼하면 1억원 주고, 주택자금 2억원 주며, 아이 한 명 낳으면 5000만원 줄 겁니다. … 국민 배당금을 30대부터 한 사람당 150만원 줍니다. 그러면 부부가 죽을 때까지 300만원이 나오는 겁니다.”

솔깃하면서도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는가.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이 실효성 없다 보니 이젠 이런 공약을 하는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고 기대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임 시절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게 저출산”이라고 한 말은 허언(虛言)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끔찍한 국가재앙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 회복은 지속가능 사회의 전제 조건이다. 지금의 저출산 추세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나라는 인구가 없어 사실상 소멸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인구절벽에 매달려 인류 최초로 소멸 위기에 놓인 우리에게 그 탈출법은 간절히 필요하다.

내일은 국회의원 선거 날이다. 국회의원은 유권자 수준이다. 출산율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에서는 저출산 위기를 해결할 획기적인 비책(祕策)이 나왔으면 좋겠다. 

김웅식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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