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분석...수익성은 ‘반토막’ 수준

세계 57개 업종 중 한국 진출 업종 23개에 불과
4차 산업혁명·의료분야 취약...시가총액 세계 12위
시총 500위 내 기업 3개 불과...美·中·日·英 이어 5위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한국의 대기업이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번째로 ‘세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당당히 발을 들였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 기업의 업종별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1, 2019년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분석'에서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은 글로벌 대기업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브스 2000’에 포함된 국내기업 업종 23개 중 업종별 영업이익률이 해외기업 평균보다 높은 업종은 4개에 불과했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한 자동차, 전자제품, 조선, 철강, 화학 등 대표 제조업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기업 영업이익률(9.4%)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유틸리티(-0.9%), 백화점·할인마트(-0.8%), 항공서비스(-1.5%) 업종에서는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해 양(+)의 영업이익을 낸 해외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한경연은 에너지, 유통·항공 분야는 물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신산업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도 한국 경제의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브스 2000의 총 57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포함된 업종 23개는 전체의 40%에 불과했으며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의 절반 수준으로 업종 다양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과 비교해보면 국내 주요기업의 활동 반경이 8여년간 정체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포브스 2000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62개사로 2011년(61개사) 대비 1개사가 늘어났고 업종 수는 2011년(23개) 당시 그대로였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먹거리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2011년 대비 IT·항공우주·의료·헬스케어 등 8대 신성장 업종에서 포브스 2000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들 중 우리 기업이 포함된 업종은 단 3개, 해당 기업 수는 5개사 뿐이었다.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 또한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포브스 20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 수는(62개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시가총액 합계는 8579억 달러로 12위에 그쳐 우리나라 기업의 절대 규모는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VS 세계, 업종별 영업이익률]. 자료=Forbes Global 2000(2019)

한국은 프랑스(57개사)나 독일(53개사)등 주요국에 비해 포브스 2000에 이름을 올린 기업 수는 많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국내 기업 중 시가총액 500위 안에 포함되는 기업은 단 3개사에 불과해 포브스 2000 기업을 50개 이상 배출한 미국, 중국(홍콩 포함), 일본, 영국, 한국, 프랑스, 인도, 캐나다, 독일 등 상위 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한국 대표 기업들은 동종 업계 세계 1위 기업에 비해 규모가 크게 작았다.

2019년 한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2724억 달러)의 시가총액은 세계 1위 기업인 애플(9613억 달러)의 28.3%,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312억 달러)의 시가총액도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1766억 달러)의 17.7% 수준이었다.

포브스 글로벌 2000은 미국의 경제잡지 포보스에서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브랜드가치, 자신 규모 등을 고려해 매년 발표하는 기업 순위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은 주력 제조업의 수익성이 낮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세계무대에서 뒤처져 있다”며 “최근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쳐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비상이 걸린 만큼 정부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규제, 노동, 세제의 3대 개혁에 나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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