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표 최대 낙폭 기록...기업 체감경기 역대 최대폭 하락

국내 경제 성장세 ‘역성장’이란 암울한 시나리오 '현실화'
생산과 소비 등 실물 경제 마비시켜...경제 위협 대형악재 부상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 '추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경제성장세가 ‘역성장’이란 암울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공장 가동은 멈춰섰고 소비가 급감하는 등 생산과 소비 모든 실물 경제를 마비시키며 코로나19가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대형악재로 부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감염증이 미국·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증대되는 가운데 불안심리 확산 및 불확실성 확대 등도 맞물리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국내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부진한 가운데 고용과 수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체감지표에도 감염증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생산과 소비 등 실물경제지표가 외환위기(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실물 경제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표에서 잘 나타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 등이 마이너스가 현실화한 가운데 각종 지표가 최대 낙폭을 키웠다.

광공업생산의 경우 지난 1월과 비교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월(-10.5%) 이후 가장 큰 -3.8%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감소 폭이 -27.8%로 두드러졌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7%로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재고율을 의미하는 '재고/출하' 비율은 118.0%로 4.1%포인트 상승했다. IMF 시기인 1998년 9월(122.9%) 이후 가장 높다.

서비스업 생산(-3.5%)도 직격탄을 맞았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全)산업 생산을 3.5% 끌어내렸다. 소매판매도 -6.0%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 11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경제심리지수 추이] / 자료=한국은행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 역시 급랭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체감지수가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 체감경기 지표인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월 54로 전월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 업황지수는 무려 15포인트 폭락한 41을 기록했다. 운송장비와 반도체 설비 수주가 줄어 기타기계·장비 업종(52)도 16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7포인트 하락한 65, 중소기업은 12포인트 급락한 46이었다. 중소기업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의 비중이 가장 높고 내수부진과 수출부진을 꼽았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53)의 업황지수는 11포인트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가 급감하며 도소매업(45) 체감경기는 14포인트 급락했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는 23.5포인트 급락한 63.7이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인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BSI) 역시 41.5로 전월보다 25.8포인트나 떨어졌다.

중소기업연구원의 '3월 중소기업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통시장 BSI는 23.9로 전월 대비 47.9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고객 감소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14만5000명 감소했다. 반면 혼자 가게를 꾸리는 자영업자는 14만9000명 늘어나는 등 2월 자영업자 고용은 4000명 늘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나온 지표를 놓고 보면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3.3%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기록했던 지난 2008년 4분기때와 유사한 수준의 감소폭”이라며 “이같은 성장률 충격은 2분기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어 추가 악화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정상화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도 2분기 중에 바이러스 확산이 정점에 도달한다는 전제하에 국내 성장률은 2분기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