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사, 코로나 장기화 땐 기업 수출 17%, 고용 10% 감소

9개 업종 실적 악화...매출액 17.5%, 영업이익 19% 감소
주력업종 수출길 막히고 항공운송업 직격탄
가장 시급한 지원책으로 ‘기업규제 완화’ 한 목소리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국내 산업계 전망이 갈수록 암울해 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출과 내수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이같은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올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4.0%, 23.3%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10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업종별 1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 10개 중 9개 업종이 실적 악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 업종 모두 실적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 업종이 코로나19 유행으로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실적 악화를 체감한 업종은 10곳 중 9곳에 달했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유행 이후 업종별 실적의 경우 조사 시점 기준(3월24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평균 17.5%,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의 출입국제한 국가·지역이 180여 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건설, 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정보통신, 조선 등 주력업종의 수출길이 막히고 항공업이 고사 수준으로 직격탄을 맞는 등 대부분 산업에서 코로나 발(發)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업계는 고사 직전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전체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91.7% 급감하면서 항공 산업 전반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 산출한 상반기 매출 피해 예상 규모는 6조3000억원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원 급여 반납, 무급 휴직 등 업계차원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 자구책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든 만큼 강력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유행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10개 업종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답변했다.

이번 사태 장기화 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4%, 2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모든 업종에서 실적 충격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특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주력 업종의 경우 올 1월 이후 현재까지 수출액이 전년 같은 시점 대비 평균 6.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수출액이 평균 17.2%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규모 역시 현 시점까지 전 업종 평균 4.4%, 주력업종은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화 시 올해 고용규모가 전 업종 평균 10.5% 감소하고 주력업종은 평균 5.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지원으로는 응답 업종단체 모두 ‘경영활동을 제한하는 기업 규제 완화’를 한 목소리로 지목했다. 이어 긴급 경영자금 지원, 소비세 인하 등 경제주체 소비여력 확대, 생산다변화 및 생산시설 국산화 지원 순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어느 한 쪽 분야 위기가 아니라 수요·공급, 내수·수출, 가계·기업·정부 모든 분야에 전방위 타격을 주는 총체적 위기”라면서 “한시적 규제유예 제도 도입 등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이어 “감염병 환자에게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 있어도 시기를 놓치면 소용이 없듯이 정부 정책 지원도 마찬가지”라며 “가능한 모든 대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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