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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때문에”…대형건설사, 발 묶인 해외 ‘디벨로퍼 사업’에 울상건설 핵심 기술자 입국 제한으로 공사 난항…‘수주 절벽 현실화’ 되나?
현대엔지니어링·LG상사 컨소시엄이 참여해 조성한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종합석유화학단지 일대 전경.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해외 건설현장까지 덮치면서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에 건설 핵심기술자 인력의 발이 묶여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입장에서 해외 시장은 중요한 먹거리다. 10대 건설사의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은 40%를 넘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해외 수주 규모가 1억 달러 이상인 건설사는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전체 매출 중 5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대비 올해 해외사업 수주 실적 추이. 사진=해외건설협회

◆ 올해 1~2월 수주액, 전년 比 2.5배↑…3월 수주액, 지난해 26% 수준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외건설 시장의 전망은 밝았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를 11조6309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아시아 6조1334억 달러, 중동은 5709억 달러로 예상했다.

실제로 수주액도 상향세를 나타냈다. 3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배 늘어난 93억6835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순항했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동남아와 중동에서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다.

반면 3월에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시장 수주액은 2억604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7억8767만 달러)의 26% 수준이다. 2006년 이후 가장 실적 둔화세였던 지난해보다 훨씬 상황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해외건설 계약금액도 급감했다. 처음 계약했을 때와 비교해 납품하는 자재나 업무의 액수가 줄어든 경우다. 이달 들어 줄어든 계약액은 2억9429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5166만 달러)의 다섯 배가 넘는다.

현대건설이 현재 사우디에서 진행하고 있는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 건설핵심기술자, 전 세계‘코로나 19’ 확산 여파 입국 금지…공사 지연 불가피

여기에다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국가에서 입국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건설기술자마저 발길이 묶인 상황이다.

현재 한국인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나라는 150여 국에 이른다. 현지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가 휴가나 비자 갱신을 위해서 잠시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쿠웨이트 등에서 일하던 대우건설 근로자 20여 명은 현재 국내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최근 확진자가 늘어난 터키에서 말카라-차나칼레 고속도로 BOT 사업과 관련 교량 공사를 진행 중인 대림산업도 현장에 있는 최소한의 건설 핵심기술자를 토대로 현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장 기술직을 파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돼 우려하는 모습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일부 후진국 공사 현장에선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물자도 부족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은 공사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입·출국을 허용해주는 조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지금 상황에서는 가급적이면 해외 현장에 꼭 필요한 핵심 인력만 배치하고 있지만, 이들의 출입국이 계속 지연되면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외교부도 국내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 사업 등의 어려움을 감안해 30여곳 국가와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를 요청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8곳 국가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해외 사업 추진에 차질을 겪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진출한 해외지역 현지 공관에 입국 제한 예외 조치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현지 당국이 현 상황에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완화되어야만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말레이시아 마트레이드센터 전경. 사진=대우건설

◆ 중동·아세안국가 신규 발주 ‘사실상 중단’…공사 늦어지면 ‘법정 소송’ 우려도

출입국 제한으로 신규 수주를 위한 활동도 사실상 멈췄다. 관련 인력이 해외 출장을 갈 수 없어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신규 수주 활동은) e-메일과 화상통화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실제 계약으로 성사되려면 발주처 관계자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인데 이 과정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라 현재 서류로만 신규 수주 참여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재의 운송과 통관이 지연된다는 점도 문제다. 공사 과정에서 자재 공급이 원활하게 수급되지 않거나 약속한 공기를 이행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 소송까지 갈 수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건설사 중 일부는 아세아권 지역에 불가항력에 따른 천재지변으로 공사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현황에 따르면 원자력·정유·화학 등 공장을 짓는 플랜트(산업설비)수주가 20%에 이른다.

이 사업은 자재 운송 자체가 신중하게 이뤄지는 데다 수급물량도 미국·중국을 포함한 유럽·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수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유탑은 높이만 150~200m에 이르며, 관련 부품을 여러 국가에서 조달해, 탑을 미리 조립한 후 해상 운송을 하는데 이런 부분이 지연되면 후속 공정도 당연히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로 국내에서는 건설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일부 국내 건설사에 대한 올해 실적 전망을 약 10% 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에 민감한 국가에선 경기 악화로 코로나 이후로도 발주 자체를 끊길 가능성도 나온다”며 “중동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은 메르스(MERS) 사태를 계기로 호흡기 질환에 민감한 만큼 신규 사업 발주를 거론하기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외국인 입국 금지나 격리 같은 제한 조치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활동은 물론 인력수급과 조달 등 공사수행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주 절벽을 극복하려면 건설사들의 현장관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현재 진행 중인 해외 공사현장에 방역 관리를 강화하고 현장과 관련한 부대시설로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발주 재개에 대비해 발주처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t@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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