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위기를 도약 기회로”…M&A·IPO 통해 성장동력 확보
롯데쇼핑. ‘롯데ON’으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구축·수익성 강화

롯데지주는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열렸으며, 이날 롯데쇼핑도 서울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롯데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선진국 등 해외시장 사업 확대와 자회사 상장, 다음달 출범을 앞둔 쇼핑 앱(운영프로그램) ‘롯데ON’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27일오전 10시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존과 차원이 다른 성공전략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사업 계획 관련, “해외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며, 이미 진출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에 대해서는 사업 확대·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코로나 이후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의 M&A 기회를 모색하고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롯데지주 본사 전경. 사진=롯데지주

아울러 이날 주주총회에서도 온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황 부회장은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한국은 다음달 공개되는 ‘롯데ON’으로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창의적인 시도를 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룹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 사업을 일원화하는 한편, 유통기업인 롯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인 고객 접점에 기반한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유통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 플랫폼에 유통·서비스·문화 등 접점에서 확보된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황 부회장이 강조한 롯데ON은 7개 계열사를 합친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쇼핑몰 및 앱으로, 4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명의 고객 데이터와 2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확보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 상장과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황 부회장은 “지주회사 출범 이후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완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지주사 전환의 핵심인 호텔롯데 계열사 상장 추진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면세사업부 실적이 악화돼 당분간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등이 상장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롯데지주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한편 송용덕 부회장,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외이사로는 이장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신규 선임했다. 호텔롯데 상장에 금융권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이 전 부원장을 선임했다는 관측이다. 또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장관과 곽수근 서울대 교수, 권오곤 한국법학원 원장, 김병도 서울대 교수를 재선임했다.

강희태 유통BU장이 지난 2018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쇼핑도 같은날 서울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롯데ON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은 “리테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데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자 올해부터 법인 차원의 통합적 의사결정 구조로 전면 개편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롯데쇼핑의 핵심역량인 공간, 상품기획(MD) 역량, 최대 규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영업이익 감소 및 배당 감소와 관련, 장호주 롯데쇼핑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부사장)은 “일본 불매 운동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돼 경영 타격이 발생했다”며 “영업손실이 커서 배당 여력이 없었지만 주주들을 위해 최소 배당 이자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희태 대표도 “지난해 롯데쇼핑 수익성 악화와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200여곳 점포 구조조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 사업성과가 나지 않다고 판단되면 중단하는 것이 대표가 해야 할 일”이며 “점포 사업성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 계획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대형 점포 운영에 주력하며, 해외패션·고객경험MD 확대·e커머스와 연계한 OMNI(옴니)서비스 등 오프라인만이 가진 강점을 활용해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개관을 앞둔 동탄점과 의왕몰은 지역 핵심 상권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마트 사업부는 그로서리 신선식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완벽한 집밥 대체를 위해 밀상품군을 강화해 고객 트렌드 파악에 집중한다.

또한 마트·슈퍼는 주문 즉시 1시간 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구축, 점포 기반 물류 시스템을 선보인다.

또 이날 주주총회에선 사업다각화를 위해 전자금융업과 주택건설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전자금융업은 롯데ON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며, 주택건설사업은 구조조정에 따른 폐점점포를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황범석 백화점사업부장과 장호주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이 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원 전 법제처 차장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한편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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