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으로 나선 4대 재계, 현금·물품 지원 봇물
재계 1위 삼성, 2조6000억 투입…LG·SK도 통 큰 기부
현대기아차, 2차례 대책에 이어 신축 기업연수원 내놔
신세계· 현대百, 악전고투 속 상생경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현 CJ 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따른 여파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십시일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가장 통 큰 지원에 나선 곳은 단연 그룹사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400억원이 넘는 현금과 50억원 이상의 현물 지원 등을 발 빠르게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일 경상북도 구미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둘러본 이후 직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3조원 넘게 투입해 물적·인적자원 피해현장 지원…경북 영덕 기업 연수원도 제공

지난달 2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재해구호협회에 구호성금 250억원을 직접 지원하는 한편 △건강식품 세트(의료진 면역력 강화용) △생필품 키트(취약계층 자가격리용) △의료용품(손소독제·소독티슈) 등 50억원의 구호물품을 전달키로 했다. 아울러 △화훼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온누리상품권 300억원 구입 등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전사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은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지금과 같은 위기에 함께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올해 2월 초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위해 2조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내놨다. 이는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지원 금액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은 상생 펀드와 물품대금 지원펀드와 연계해 운영자금 무이자·저금리 대출 1조원을 지원하는 한편 이달 물품대금 1조600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이 외에도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에 도움을 주고자 물류 대체경로 발굴, 다각도 원자재 조달 등에 나섰다.

더불어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2일 경북 영덕 삼성인력개발원을 경증 환자에게 치료센터로 내어줬다.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 확진자 치료 병상이 부족하다는 정부발표를 접한 이후 이를 해결하고자 총 300실 규모의 경북 영덕군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을 전면 개방했다.

삼성이 그룹 소유 연수원을 환자의 치료센터로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인력개발원은 총면적은 8만5000㎡의 숙소를 병실로 사용할 수 있고, 220명이 동시 수용이 가능한 식당도 확보했다.

이번 지원은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삼성인력개발원·삼성전자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사를 전달하면서 성사됐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자동차, 가맹금 감면에 신축 기업연수원 제공 등 물적·인적 기부 쾌척

현대·기아자동차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 손실로 어려움을 겪는 블루핸즈(현대차)·오토큐(기아차) 등 정비서비스협력업체들을 돕고자 22억3000만원 상당의 가맹금을 5월까지 3개월간 감면해준다.

이번달에는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대구, 경북 지역의 블루핸즈 143개소·오토큐 73개소 가맹금을 전액 면제해준다. 이외 지역은 블루핸즈 1231곳·오토큐 727곳에 대한 가맹금을 50% 할인해주고, 4~5월은 전국 블루핸즈·오토큐 업체 가맹금을 50% 감액해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를 최소화하고 서비스 협력사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맹금 감면을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서비스 협력사와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 구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지난달 말 전국 재해구호협회에 50억원을 기탁해 재난 취약층과 의료진, 피해자들에게 방역구호 물품, 방역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다가오는 5월 개관을 앞둔 현대차그룹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뿐만이 아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또 한번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올해 5월 개관을 앞둔 경북 경주 경주인재개발연수원·글로벌상생협력센터 등 교육센터 2곳을 경증 환자를 위한 치료센터로 내놓은 것.

이곳은 그룹사와 협력업체 임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든 교육시설로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신축건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치료 등 의료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독려했다.

아울러 현대차에서는 중소 부품협력사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주고자 1조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했다. 

SK 임직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정릉로 행복도시락플러스 북부센터에서 결식 우려 어린이들에게 행복도시락과 함께 전달할 '행복상자'를 만들고있다. 사진=SK그룹

SK·LG, 대구·경북 주민 대상 현금·물품 지원으로 사회적 책임 실천

SK 그룹도 현금 50억원을 기탁했다. 이날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사회적가치위원회 긴급회의를 통해 지원방침을 정한 다음 지원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아울러 대구·경북 지역 의료지원 봉사자와 방역 인력 등을 위해 방호복 등 의료물품을 지원하는 한편 보육원·양로원 등 취약계층과 자가 격리자를 위한 생필품을 전했다.

경북 구미에 사업장을 둔 SK실트론은 대구·경북 지역주민을 위해 마스크 10만장, 손 세정제 2만5000개 등 4억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한 바 있다.

LG그룹도 성금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대구·경북 지역 재난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에 기부해 피해를 지원한 데 이어 무이자 대출 규모를 550억원으로 확대해 협력사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한다.

아울러  LG상사·LG전자 등 각 계열사들은 10억원 상당의 방역물품을 지원한데 이어 대구·경북 의료진을 위해 긴급 의료용 방호복 1만벌,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개, 세면도구·소독제 등 생활용품, 업무용 휴대폰 100대 등을 지원했다. 이는 LG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해 해외에서 공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생활건강도 10억원 규모의 핸드워시 제품을 현물 지급했다.

이밖에 한화그룹도 주력 계열사 ㈜한화와 한화솔루션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경북지역에 마스크 15만장을 기부한 데 이어 이어 포스코그룹도 코로나19 국내 피해 확산 방지와 조기 극복을 위해 현금 50억원을 지원했다.

이마트 만촌점 직원들이 지난 5일 현장 의료진들을 위한 물품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신세계, 9000억 투입해 협력사 결제대금 조기지급…‘착한 임대료 운동’ 동참

유통업계도 상생 대열에 동참했다.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매출 급감 등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상생에 나선 것.

특히 신세계그룹은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자 9000억원 규모의 통 큰 지원을 결정했다.

신세계백화점·이마트는 5000여곳 중소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고자 8000억원 규모의 상품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도 착한 건물주 운동에 동참해 입점 업체 대상으로 임대료를 유예하기로 했다.

신세계TV쇼핑·이마트24도 중소 협력회사를 위해 결제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했다.

신세계TV쇼핑은 250억원 규모의 상품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며, 이마트24도 중소 협력회사가 결제대금 조기 지급을 요청하는 경우 일정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조성한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한 지원도 함께 진행된다. 동반성장펀드는 중소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과 경영 안정지원을 위해 협력회사가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조성한 기금이다.

이 가운데 870억원의 가용 재원을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회사에 지원하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 사업장에 우선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기초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진·구급대원·자원봉사자 등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담은 ‘힘내라 키트’를 긴급 제작해 전달했다.

지급된 키트에는 현장 지원인력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올반키친·피코크 등 식품류 11종과 마스크·손소독제 등의 위생용품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신세계푸드는 영남대학교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간식을 지원한다. 코로나19 감염 환자 치료와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식사를 놓치는 의료진을 위해 빵·과일·샌드위치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류 150인분을 매일 제공하기로 한 것.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그룹 핵심 가치인 상생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내놨으며 “코로나 19 극복하고자 지역사회의 상생 파트너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파격 결단…협력사 3000명 대상 100만원 지급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27일 코로나 19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지역에 긴급 지원금 1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탁을 비롯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 협력기금 500억 원을 조성해 무이자 지원한 바 있다.

이달 15일에는 협력사 직원들을 위해 직접적인 현금 지원책을 내놨다. 협력사 직원들에게 ‘코로나19 극복 지원금’ 명목으로 현금 75억원을 나눠주기로 한 것.

이를 통해 현대백화점 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3000여 명의 브랜드 매니저들에게 3~4월 2달 간 100만원씩 지급한다. 국내 백화점이 브랜드 운영 매니저에게 현금을 주는 것은 업계 첫 사례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현금 2억원을 확보해 무역센터점·동대문점 2곳에 입점한 200여개 브랜드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선다. 지난 2018년 개관한 이후 2년째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상생 차원에서 고통 분담하기로 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의 설명이다.

현대리바트·현대L&C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리바트는 3~4월 두 달간 현금 3억원을 투입해 코로나 19로 영업 타격을 입은 영업사원·인테리어 설치기사 소득지원에 나선다.

현대L&C는 대구·경북 지역 설치기사·직원 100여 명에게 5000만원을 지급한다. 패션 계열사 한섬은 1300여개 브랜드 매장 매니저에게 총 5억원을 지급한다. 대구·경북 지역 매장은 100만원, 그 외 지역 매장은 30만원이다.

이번 대책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지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 11일 주재한 경영전략회의에서 “가장 힘들어할 협력사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우리 같은 대기업도 이렇게 힘든데 중소 협력사는 오죽하겠냐”며 “자금 사정이 좋지 않지만 ‘곳간’에서 돈을 꺼내 협력사에 지급하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을 포함한 유통계열사와 화학계열사들은 지난달 26일 구호단체 희망브릿지를 통해 본사 측이 마련한 긴급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롯데·CJ, 실적 악화에도 생필품 키트 등 현물 지원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10억원을 지원했다.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 지원하되, 향후 추이를 살펴 지원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 유통 계열사들도 위생용품·즉석식품 등 생필품 키트를 제작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에 전달한 바 있다.

롯데 화학 계열사들은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피해 지역에 전달하고, 롯데건설과 롯데렌탈은 생필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을 중심으로 생수 및 위생용품을 지원했다.

이와 더불어 9550억원의 동반성장기금 중 잔여분인 2600억원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우선 대출해 주기로 했다.

CJ그룹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끼니 해결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3억원 상당의 CJ기프트 카드를 지원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컵반 등 가정간편식 1만5000개를 전달했으며, 올리브영은 마스크와 항균물티슈 1만개를 지원했다. CJ대한통운은 대구·경북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개인택배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그룹의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