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1월 어느 날, 새벽 5시30분쯤이었을 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뱃살을 줄이기 위해 새벽녘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해가 뜨기에는 이른 시간인지라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오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그때 눈앞에 두 어머니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한 어머니는 폐지와 박스를 수레에 싣고 힘들게 밀고 있고, 한 어머니는 운동을 하는지 보행기를 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른 새벽에 활동하는 두 어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그것은 헌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고향 마을을 생각하면 언제나 포근해집니다. 깨끗한 논밭에서 나는 먹을거리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팔순인 어머니는 오늘도 자식들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해놓았다가 명절 때 많은 것을 내어줍니다. 성치 않은 몸으로 말이죠.

향나무는 오래돼야 나무속 심이 붉어지고, 이 속심이 붉어진 부분을 태워야 향이 진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향나무가 죽어서도 향기를 뿜어내는 것은 그만큼 삶이 지독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향나무가 제 몸을 태우며 향을 내뿜듯이, 자신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불살라야 세상에 향기를 남길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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