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마스크, 손 소독제 사칭 보이스피싱 발생

인천 남동경찰서에 주차된 경찰 압수물 이송차량에 판매업자들이 사재기했던 마스크 2만9000여장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마스크하고 손소독제를 싸게 대량으로 살 수 있는데 계좌로 90만원 정도 보내줄 수 있어?”

김순영(가명)씨는 최근 아는 지인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문자를 한통 받았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메신저 ID였던 터라 별생각없이 문자를 주고 받았다.

“동생, 마스크하고 손소독제를 싸게 대량으로 살 수 있는데 내가 지금 돈이 없어서...지금 알려주는 계좌로 90만원 정도 보내달라”고 했다. 알고 보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아는 지인이 아닌 ‘메신저 피싱’ 사기범이었다.

사기범이 메신저 ID를 도용해 지인을 사칭하며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대화창을 통해 돈을 요구, 편취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마스크, 소독제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의 심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악용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사기범은 결제가 승인됐다는 가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후 피해자가 문의 전화를 하면 명의가 도용 또는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인다. 이후 다른 사기범이 경찰 등을 가장, 피해자에게 전화한 후 안전계좌로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악성앱 등을 설치한 후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방법 등으로 자금을 가로채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체 요청금액을 100만원 이하 금액을 요청해 피해자의 자금부담을 줄이고 실제 물품구매 목적인 것으로 오인시키 위해 개인명의가 아닌 법인계좌로 이체토록 유도, 편취하고 있다.

최근들어 마스크 결제 등을 가장한 보이스피싱 사기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00만원 승인됐습니다. △△KF94마스크 출고예정” 이라는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발송, ‘▽▽mall‘ 이라고 하면서 “결제를 하지 않았으면 서울지방경찰청 직원을 소개해주겠다”고 접근 한 뒤 금전을 가로채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판매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스크 판매 사기는 주로 인터넷 카페나 사회관계망서비스 채팅방을 통해 허위 매물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는 형태로 이뤄진다.

실제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최근 50대 도매업자가 보건용 마스크 70만장을 공급해주겠다고 속여 4억1500만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소장을 접수, 수사 중이다. 용산경찰서도 온라인 메신저로 '마스크 4만3000개를 구매해주겠다'며 1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뒤 마스크는 보내지 않은 피의자를 구속했으며 마포경찰서는 인터넷 카페에 'KF94 마스크 10만장을 1억5000만원에 판다'는 글을 올린 뒤 2200만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구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금결제 등 출처 불분명 문자메시지 수신의 경우 보는 즉시 바로 삭제해야 한다”면서 “가족, 친구 등을 사칭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전화로 본인 및 사실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