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 ‘컨디션’ 수년간 독보적 1위
맹추격 나선 삼양사, 올해 ‘시장점유율 1위’ 목표
동아제약·롯데칠성음료, 인지도 높이기 안간힘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한 컨디션 환, 큐원 상쾌환 누적 5000만포 돌파 기념 혜리 팬사인회, 마마무 화사를 모델로 한 깨수깡 (사진 각 사 제공)

[뉴스워치=진성원 기자]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술을 권하는 회식 문화가 줄어들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숙취해소제 규모가 확대되며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특히, 과거 ‘부어라 마셔라’ 했던 술자리와 달리 음주를 강요하지 않는 문화로 바뀐 데다가 웰니스(wellness)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숙취해소제 주요 고객층도 2030 밀레니얼 세대, 젊은 소비자 계층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숙취해소음료로 유명한 CJ헬스케어, 동아제약 등 제약업계를 포함해 식품업계인 삼양사와 롯데칠성음료 등도 숙취해소제 대열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2018년 기준 1847억원으로 3년 동안 7.4%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400억원대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며 급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컨디션 헛개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CJ헬스케어)

◆ 컨디션, 견고한 1위 독주체제…환 제형으로 승부수

숙취해소제시장 1위는 컨디션을 앞세운 CJ헬스케어(한국콜마)다. 1992년 첫 출시된 이후 25년 넘게 독주체제를 형성했다. 현재 컨디션 시장점유율 약 50%에 이르는 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컨디션은 국내 최초로 헛개와 미배아발효추출물 등의 성분을 함유해 숙취해소 효과에 초점을 뒀다. 지난 2013년에는 여성층을 타겟으로 한 ‘컨디션 레이디’, 2017년에는 숙취해소와 관련해 특허를 받은 월계수 잎, 자리, 선인장 열매 복합추출물이 들어간 ‘컨디션CEO’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다.

CJ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2018년까지 컨디션(3종) 누적판매량은 6억5000만병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컨디션 제품의 매출은 530억8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정확한 매출 추이를 공개할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 집계된 지난해(2019년) 연 매출 예상치는 대략 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5%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는 기존의 음료를 비롯해 ‘환’ 제품으로 차별화해 입지구축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리뉴얼 출시한 컨디션 환은 출시 초창기 매출이 큰 변화가 없었지만 배우 박서준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이후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헬스케어는 2030세대를 타겟으로 ‘컨디션-애술의 전당’ 페이스북 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일명 ‘짤(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그림·사진을 지칭)’을 만들어 유포하는 등 친밀도 높이기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10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헛개충’ 포스터를 선보이며 고객 관심을 끌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예전에 술자리가 많았을 때는 덜 취하려고 숙취해소음료를 챙기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 회식 등이 줄어든 데다 건강을 챙기기 위한 용도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직장인, 젊은층, 중장년층 등의 세대가 술 마실 때 좋은 음주문화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쾌환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양사)

◆ 삼양사, ‘상쾌환’ 앞세워 맹추격…틈새 시장 공략 마케팅 ‘주효’

삼양사의 상쾌환은 컨디션 뒤를 맹추격 중이다.

하지만 환 형태의 제품의 상쾌환이 등장하며 기존 음료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며 지난해 여명808과 모닝케어를 따라잡았다.

상쾌환은 효모추출물, 식물혼합농축액 등의 원료를 배합해 만들어 숙취해소가 빠른 것이 강점이다. 1회분 3그램씩 개별 포장돼 간편한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삼양사에 따르면 내부에서 집계한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2017년 11월 1000만포에 이어 2018년 10월 3000만포, 2019년 5월 5000만포를 돌파했다. 2013년 출시 이후 2019년 말까지 약 7년 동안 누적 판매량 7000만포를 기록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상쾌환은 이 기세를 몰아 ‘상쾌환 스틱형’의 디자인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상쾌환은 20~30세 학생과 직장인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젊고 트렌디한 숙취해소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가격적인 요소도 주효했다. 보통 숙취해소제 가격이 4500~5000원으로 고가인 반면 상쾌환은 2900원으로 확 낮춰 젊은 계층의 부담을 줄인 것.

걸스데이 혜리를 모델로 기용한 TV 광고, 대학가 로드 샘플링, 음악 축제 부스 운영 등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도 한 몫 했다.

삼양사는 올해 기존 고객층을 공고히 하고 전 연령대로 고객층을 확대해 ‘대세’에서 ‘대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기존 고객층을 견고히 하고자 공연·음주 캠페인 등 파격적 활동과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TV 광고도 변화를 줬다. 기존 상쾌환 모델인 혜리와 함께 이시언, 김하온 등 남성 모델을 기용해 남성 고객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상쾌환 관계자는 “2020년은 상쾌환이 숙취해소 제품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규모와 콘셉트 모든 면에서 차별화된 활동으로 소비자가 숙취해소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꺠수깡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후발주자 롯데칠성음료, ‘숙취해소원료+탄산’ 조합 차별화

식품업계인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12월 ‘깨수깡’을 출시하며 숙취해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깨수깡은 7가지 제주산 원료를 담아 제주 감귤과즙을 더해 청량감과 개운함을 느낄 수 있는 탄산음료 타입의 숙취해소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숙취해소 효능과 탄산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숙취해소음료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을 만들었다.

깨수깡은 황칠나무, 녹차, 해조류 5종 등이 들어간 황칠해조류복합추출농축액을 비롯해 헛개나무 열매추출농축액, 벌꿀, 타우린 등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다.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힘쓸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는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마마무의 화사를 모델로 한 광고 2편과 개그맨 카피추를 모델로 한 광고를 TV와 온라인에서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더불어 4월 이후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제품 샘플링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깨수깡은 탄산을 넣어 기존 숙취해소 음료와 차별화된 제품”이라며 “아직 시장 상황을 살펴봐야할 때라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은 잡혀있지 않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관련업계, 전 연령층 공략해 ‘맞춤형 마케팅’ 승부

관련 업계는 숙취해소제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할 추세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류업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시장에서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주 52시간 근로제, 술자리 줄어드는 추세라 숙취해소제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처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시장은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에서는 숙취해소제 시장의 성장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2030세대가 주요 고객층으로 확대되면서 업계는 전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제품과 마케팅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