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 주주제안서 정면 비판..."김치훈 前상무, 허울 뿐인 전문경영인"

사진=대한항공·연합뉴스. 사진 편집=김주경 기자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성한 KCGI(강성부 펀드)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주주제안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일반직 노조는 14일 KCGI·조현아 전 부사장이 제시한 전문경영인은 항공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낙하산 인사이자 전형적인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내부 직원 상당수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치훈 전 상무(보)가 추천 사내이사에 포함됐다는 점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과 KCGI·조현아·반도건설 연합은 지난 13일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규 사내외 이사 8명을 선임하자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조 전 부사장 측 주주제안은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장악, 마음대로 휘두르고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시도”라며 “2만 노동자는 이에 대해 분노하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연임에 반대하며 전문경영인을 한진칼 사내이사로 추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노조는 반(反) 조원태 연합이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 “허울 좋은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 이거나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反 조원태 연합군이 추천한 8인 전문경영인. 사진=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대한항공 직원들이 참여한 SNS에 올라온 글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자기 사람 앉히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번 사내이사 후보에 포함된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장기간 일한 경력이 있어서다. 

실제로 김치훈 전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까지 기판사업본부에 함께 일한 바 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런 사람들이 전문 경영인”이라는 제목의 내용에는 동의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일부 직원은 김치훈 전 상무를 놓고 “기판사업부에서 A와 같이 일했는데 사내이사 후보면 아바타지 뭐”, “답답하다. 산으로 가겠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 의견이 한진그룹 전체 의견이라 볼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조 전 부사장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 법률대리인 측은 “사내이사진은 여러 후보자들의 경영능력을 반영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반(反) 조원태 연합이 추천한 전문 경영진을 놓고 대한항공 직원들이 강하게 비판하자 다음달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 승부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2018년 한진가(家) 갑질 논란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SNS를 중심으로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으나 이번에는 현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주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그동안 날선 비판을 제기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만큼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쇄신에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반면 반(反) 조원태 연합에 대해서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을 의결권 행사 전 주주들이 눈 여겨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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