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해군의 도시라고 불린다. 해군사관학교, 해군교육사령부, 해군군수사령부, 잠수함사령부, 특수전전단(UDT) 등 우리나라 해군의 핵심 기지와 부대가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 중 부사관 이상 해군 간부와 해군 가족 비율이 당연히 높다.

지난 30년 간 보수진영에서만 국회의원을 배출한 보수의 텃밭이기도 하다. 19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은 김성찬 전 해군참모총장(28대)을 '해군 도시' 진해구에 전략공천해 해군 경력을 발판으로 그는 19·20대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했다.

그러나 진해구 용원이나 자은3지구 등 대단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젊은층의 유입이 많아진 점은 여당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허성무 시장 등 민주당 후보들에게 표가 몰리면서, 이전과 달리 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데만의 영웅’ 황기철 진해 영웅될까?

재선의 한국당 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진해를 차지하기 위해 쟁쟁한 여야 주자들이 선거 채비를 갖추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아덴만의 영웅'으로 잘 알려진 황기철(63) 전 해군참모총장의 공천이 유력하다.

진해 원포마을이 고향인 황 전 총장은 초·중·고교와 해군사관학교까지 모두 진해에서 졸업했다. 또한 군 생활 대부분도 진해에서 보낸 토박이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창원시 진해구 지역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총선 출마가 유력시됐다.

황기철 전총장이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이유는 2011년 1월 아덴만 인근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붙은 별명이다. 이로인해 해군의 도시 진해에서 여야 해군총장 출신간 맞대결이 관심사였지만 김 의원의 불출마로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수도권 4선 의원 출신인 김영선(59)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달곤(66)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엄호성 전 의원(64), 유원석(60) 전 창원시 제2부시장, 김순택(57)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박춘덕 창원시의회 한국당 원내대표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영선 전대표는 서울대를 나와 사법고시 합격 후 경실련·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했고 지난 1996년 고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여성 정치인 영입 1호로 발탁돼 정치를 시작했다. 제15대부터 제18대까지 4선 국회의원을 경기도에서 지냈다.

이달곤 전 장관은 창원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행안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국제사격연맹 집행이사를 맡고 있다. 제5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경남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무소속 김두관 후보에 1만여표 차로 패했다.

한국당 전직 장관.금뱃지 3명 ‘경선혈투’ 예고

엄호성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자를 등록했다가 지난 9일 한국당 복당이 승인됐다. 진해 출생으로 초·중학교를 진해에서 마치고 경남고,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산 사하갑에서 제16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8년 한나라당을 탈당, 친박연대에 입당한 엄 전 의원은 제18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순택 부위원장은 진해경화초교, 진해 남중학교, 진해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었했다. 김문수 국회의원과 차명진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센터장,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회장, 20대 총선에서 경기 시흥시을 지역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낙선했다. 박춘덕 시의원은 통합 2대 창원시의원, 문화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쳐 통합 3대 시의원, 시의회 내 한국당 원내대표 등을 맡고 있다.

유원석 전 부시장은 진해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체육교사 출신으로, 2006~2010년 통합 전 제8대 진해시의원을 지냈다. 이어 제5회,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돼 부의장과 의장을 역임했다. 2017년 5월 현직 시의원 신분으로 창원시 제2부시장 채용시험에 응시해 임용됐고 2018년 5월까지 부시장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도당대변인을 맡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조광호(49) 전 진해시되찾기시민연대 상임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지난 2002년부터 진해에서 살고 있으며 민주당에서 정당생활을 잠시 했다가 2018년 9월 정의당에 입당해 지역위원장을 맡아 이순신타워 건립 반대운동 등을 펼쳤다. 제6회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시의원에 출마한 적이 있다.

인물은 여당이 당은 한국당이 ‘우세’ 결과는

한국당 강세 지역인 창원시 진해구에서 해군 출신의 유력한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에서는 공천과 본선경쟁력을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특히 PK 지역이 지방선거 이후 조국사태와 청와대발 악재, 그리고 김경수 지사의 재판 문제 등으로 경남 곳곳에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어 인물은 여당이 당은 한국당이 유리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해군 관계자와 가족이 여당 해군 출신 후보에게 얼마나 표심을 보여줄 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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