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비중 47% 차지…올해보다 15% 감소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내년도 민영아파트가 전국 329개 사업장에서 총 32만5879가구를 분양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분양계획 물량 38만6741가구 대비 6만 가구(15.7%) 감소했지만 최근 5년(2015년~2019년) 간 연평균 분양실적 (31만6520가구)에 비해서는 약 1만 가구 많은 수준이다.

다만 올해 당초 계획한 공급물량 가운데 약 70% 수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30만 가구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선주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올해도 각종 정책 변수로 실제 분양물량은 당초 계획과 비교해 훨씬 밑돈 것에 견줘볼 때 내년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포함해 고강도 대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실제 분양물량은 30만가구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내년도 서울은 일부 강남지역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핀셋 지정구역에서 제외되면서 막판 공급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2월부터 청약시스템이 새롭게 개편되면서 청약 시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한달 간 내년도 민간 건설업계의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329개 단지에서 총 32만5000가구 분양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일부 건설사와 사업일정이 미확정된 단지들을 제외하고 잠정적으로 집계한 수치다.

내년 월별 분양예정 물량을 보면 봄·가을 분양 성수기인 3월(3만4008가구), 5월(3만9860가구)과 10월(3만5185가구)에 물량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분기별로는 △1분기 5만5430가구 △2분기 9만6874가구 △3분기 4만1353가구 △4분기 6만9330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청약시스템 이관이 예정된 연초에는 공급물량이 미뤄질 수 있다.

권역별 분양물량은 수도권 18만4253가구, 지방 14만1626가구다. 경기가 9만5171가구로 물량이 가장 많았고 △서울 4만5944가구 △인천 4만3138가구가 뒤를 이었다. 지방 공급물량은 대구가 3만55가구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비율은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약 47%(15만1840가구)를 차지할 전망이다.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분양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1지구’ 489가구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6642가구 △강동구 ‘둔촌주공’ 1만2032가구 △동작구 ‘흑석3구역’ 1772가구 △은평구 ‘수색6·7구역’ 1223·672가구 △은평구 증산2구역’ 1386가구 △성북구 ‘장위4구역’ 2840가구 등에서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심으로 물량을 살펴보면 대우건설이 3만4400가구로 가장 많았고 △GS건설 2만5618가구 △포스코건설 2만4682가구 △현대건설 2만1089가구 △HDC현대산업개발 1만6701가구 △대림산업 1만5910가구 △호반건설 1만4950가구 △현대엔지니어링 1만1168가구 △삼성물산 9850가구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해는 분양 열기가 경기도와 대전·대구·광주 등 광역시가 주를 이룬 반면 내년에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이어지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책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분양시장 활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당국이 12·16 대책을 발표한 이후내년부터 시행되는 대출규제도 변수다. 내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인기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대기자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 중론이다.

정부가 발표한 12·16 대책에 따라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대출을 금지되는 데다 신규 분양단지에 따른 입주 시점 시세가 15억원 이상인 경우 잔금대출 전환도 전면 금지된 데 따른 것.

또한 정부당국의 분양가 규제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크게 하회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나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청약 고가점자들이 많아지면서 평균 청약가점이 60∼70점대를 상회하고, 최고 만점(82점)에 달하는 곳도 속출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30대의 경우 현금 자산도 부족한 데다 중장년층에 비해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확률이 떨어져 청약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이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를 기다리는 청약 대기자들은 늘어나는 반면 비인기지역의 아파트나 분양가가 높은 단지는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오늘부터 1순위 청약이 시작되는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 분양가는 1단지의 경우 3.3㎡당 2205만원, 2단지는 2268만원으로 송파구 평균 시세(420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쳐 ‘강남 로또’로 불릴 정도다.

그러나 모든 주택형이 전용면적 84㎡를 넘는 중대형으로 구성돼 분양가만 9억원이 넘는다. 해당 단지는 중도금 집단대출도 불가능해 실제로는 ‘현금 부자’만 청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만약 향후 입주 시점에 시세가 15억원을 넘어서면 잔금 대출조차 못 받는 셈.

부동산114 관계자는 “일부 강남지역은 내년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게 되면서 청약 시장이 후끈하게 달아오를 것"이라며 "그러나 고가 아파트의 경우 강도높은 대출 규제로 청약경쟁률은 종전보다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도를 높이고자 2020년부터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를 톺아봤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 자료=부동산11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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