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이 ‘정당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현 지역구 국회의원의 직계비속을 같은 지역구에 추천할 수 없다’는 조항이 담긴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 배경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상임부위원장(49)이 아버지의 지역구 의정부갑에 출마하는 게 단초가 됐다.

의정부갑은 문 의장이 내리 6선을 한 지역으로 아들이 공천을 받을 경우 ‘따놓은 당상’이라는 게 지역내 시각이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큰인물’에 대한 지역주민의 기대감 반영이다. 역대 총선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15대 선거를 제외하고 문 의장이 내리 당선됐다.

보수색 강하지만 ‘큰인물’에 대한 기대감 커

문 의장은 14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4만171표(38.66%)를 얻어 민주자유당 김문원(3만8580표·35.82%) 후보와 통일국민당 목요상(2만5152표·24.2%)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후 15대 총선에서는 3만7490표(33.01%)를 얻어 신한국당 홍문종(4만507표·35.67%) 후보에게 3017표 차이로 패배했다.

와신상담한 문 의장은 16대 총선에서 13만1750표 중 5만9722표(45.76%)를 얻어 한나라당 김문원(3만880표·23.66%)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박종수(5160표·3.95%), 무소속 김경준(8278표·6.34%), 홍문종(2만6465표·20.27%) 후보를 모두 따돌리고 다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갑구와 을구로 분리된 이후 갑구에서 4만2823표(52.12%)를 얻어 한나라당 홍문종(3만4422표·41.89%) 후보에게 승리한 이후 20대 총선까지 지역구를 지켜왔다. 홍문종 의원은 문 의장의 아성에 도전을 포기하고 의정부을로 지역구를 옮겨서야 뱃지를 달수 있었다.

지역에서 유력한 총선 경쟁 후보로 지목되는 안병용 의정부 시장(63)은 이미 수 차례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힌 상태며, 문 의장 역시 국회의장 출신이 총선에 불출마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총선에서 아들과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

이에 한국당은 지역구 세습 공천 문제로 몰고 가면서 공격하고 있다. 특히 문 의장이 최근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을 기습 상정, 통과시키자 한국당은 ‘아들 공천’, ‘공천 세습’, ‘공천 대가’ 등 비판을 하고 있다.

여당 조명균 전 장관, 안병영 시장 ‘불출마’ 선언

하지만 문 부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며 “논란을 피하지 않겠다”고 내년 총선 출마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문 부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문 의장이 회장을 맡았던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 회장 출신이다.

JC의 58년 역사상 첫 부자 중앙 회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의정부에서 '숭문당'이라는 서점을 운영해 오며 매년 아버지(문 의장)에게 500만원씩 정치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문 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지난해 말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의 차출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통일부 수장으로 남북 해빙의 물꼬를 직접 트면서 거물 후보로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남북 접경 지역인 의정부시 출마가 적합하다는 것도 이유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의정부 중앙 초등학교·의정부 중학교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의정부에서만 6선을 한 문 의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앞서 조 전 장관은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당의 지역구 세습 여론에 대한 부담감과 대선 전초전 성격인 총선 승리를 위한 필승 카드 등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당, 강세창 ‘유력’속 홍문종 지역구 이전 ‘변수’

한국당에서는 20대 총선에서 문 의장과 접전을 벌인 강세창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당시 강 위원장은 3만4432표(38.07%)를 얻어 문 의장(3만8739표·42.8%)과 4307표차로 접전을 벌였다.

강 위원장은 의정부에서 태어나 의정부 가능초·경민중·의정부 공고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로 두 차례 의정부 시의원을 지냈다. 지역에 기반을 깊게 둔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지난 총선 출마 전에도 의정부 시장 선거에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지역 정치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올해 1월 당협위원장에 임명되며 사실상 총선 준비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이 지역구를 의정부을에서 의정부갑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도 돌면서 지역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연·학연·혈연 등을 기반으로 지역을 다져온 홍 의원이 ‘한국당 탈당’으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지역구를 바꾸려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경호 지역위원장이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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